[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블랙핑크의 껍데기만 잡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던 증권사 리서치도 와이지엔터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는데요. 올해 와이지엔터의 실적 추이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와이지엔터는 6.58% 급락한 4만7550원에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와이지엔터가 블랙핑크 멤버 4인의 개별 계약에 실패했단 소식이 악재로 반영됐습니다.
블랙핑크 관련 계약 불확실성은 지난해 내내 와이지엔터의 주가를 억누르는 재료였습니다. 다만 지난달 6일 블랙핑크 멤버 4인 전원의 그룹 전속 계약 체결이 완료됐다는 소식에 해당일 25%대 급등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이후 와이지엔터 주가는 줄곧 내리막을 탔고, 외국인과 기관은 매물을 쏟아냈습니다. 쏟아진 매물은 개인이 받아갔습니다. 6일부터 이날까지 개인은 473억원 순매수, 외국인은 259억원, 기관은 214억원 순매도로 집계됩니다. 해당 기간 주가 하락율은 20%가 넘습니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블랙핑크 팀 계약 관련 구체적 계약 사항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블랙핑크 완전체의 활동기간이 1년에 몇개월인지, 계약 기간 동안 몇개 음반을 내는 것인지 등 구체적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엔터업계 관계자는 "그룹 전속 계약을 통한 '블랙핑크' 그룹 유지는 IP(지적재산권)에 대한 멤버 개인과 회사 상호간의 이해관계가 얽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개별 계약의 무산은 와이지엔터의 매니지먼트의 실패로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작년까지 호평을 내놓던 증권가에서도 와이지엔터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모습입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날 와이지엔터에 대해 매수 의견 유지에도, 목표주가는 기존 10만원에서 7만원으로 대폭 낮췄습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 개인 전속 계약이 무산됨에 따라 멀티플 조정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고 밝혔습니다.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와이지엔터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5441억원, 영업이익 9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와 0.6% 증가를 전망했습니다. 사실상 역성장을 전망한 셈입니다.
반면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A 엔터사 관계자는 "팀 계약과 개별 계약을 통한 YG엔터 손실 규모는 증권 시장이 바라보는 리스크와는 무관할 수 있다"면서 "4대 K엔터사 메인 매출 구조는 각각의 메인 IP 기반 공연과 음원(음반) 수익이 절대적인데, 블랙핑크 역시 멤버 개인 인지도를 무시할 수 없지만 ‘블랙핑크’가 존속하는 현재 상태에서 그 가치가 유지되는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멤버 개별 활동 수익은 팀 활동 대비 기대 수익과 비교하면 회사 차원에선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면서 "멤버 개인 계약 이후 관리 비용(고정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마이너스는 전체 매출 대비 유의미한 손실은 아닐 것이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2016년 8월 YG엔터 소속으로 데뷔한 블랙핑크는 발표하는 곡마다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K팝 최고 걸그룹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2022년과 작년 기준 전 세계에서 180만명(단독 콘서트 기준)을 동원하며 K팝 걸그룹 사상 최대 규모 월드투어를 성공시키기도 했습니다.
YG엔터테인먼트와 '블랙핑크'의 팀 계약 그리고 멤버 개인 계약이 엇갈리면서 2024년 K팝 시장이 바라보는 이들 관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