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마약 의혹에 휘말리면서 경찰과 언론 그리고 여론의 이른바 ‘조리돌림’에 압박감을 느껴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한 배우 이선균. 그는 의혹이 최초 보도된 이후 현재까지 여러 검사에서 마약 음성 반응이 연이어 나왔습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사망 직전 경찰 조사에선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27일 서울 종로구 소재 한 공원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진=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일단 그의 사망 소식 이후 ‘천문학적인 위약금’ 액수가 집중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망 당일 이선균의 유서가 언론 보도를 통해 일부 공개되면서 ‘위약금’ 문제가 더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공개된 유서의 일부에는 아내인 부인 전혜진과 소속사에 전하는 미안함인 듯 ‘위약금이 커 미안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재 알려진 이선균의 이번 마약 의혹으로 발생된 위약금은 총 100억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각각의 작품에 얼마씩의 금액이 해당되는지는 비공개 계약 내용이라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출연한 영화와 출연 예정 드라마를 감안하면 100억 정도 규모로만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선 마약 의혹이 불거지기 전 촬영을 앞둔 드라마 ‘노 웨이 아웃’에서 그가 하차를 했습니다. 이선균이 맡기로 했던 배역은 그와 영화 ‘끝까지 간다’에서 함께 했던 조진웅으로 대체됐습니다.
이선균은 앞서 올해 초 방송된 SBS 드라마 ‘법쩐’에서 회당 2억대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가 출연하기로 했던 ‘노 웨이 아웃’이 8부작임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16억 정도가 그에게 배정된 금액이었습니다.
영화는 두 편입니다. CJ ENM 투자 배급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입니다. 총 제작비만 180억이 투입된 대작으로,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예비 흥행 대작이었습니다. 모든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인 ‘행복의 나라’ 역시 이선균 출연작입니다. 이선균의 영화 출연료는 편당 10억 수준의 특급 대우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 ‘기생충’ 이후 국제적 인지도가 올라간 그의 존재감이 반영된 대우로 전해집니다. 다만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이선균이 극 전체를 이끌어 가는 캐릭터 중 한 명인 반면, ‘행복의 나라’에선 조연급으로 전해집니다. 두 편의 출연료 차이도 분명 존재할 듯합니다.
문제는 광고입니다. 한 통신사 서비스 광고 그리고 한 건강 기능성 식품 브랜드 광고에 출연했지만 마약 의혹 이후 이선균의 흔적이 곧바로 사라졌습니다. 광고는 매출이 모델 이미지와 직결되는 만큼 의약금 관련 내용이 더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 이선균의 위약금 금액을 산출하면 100억 규모에 가깝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위약금의 경우 당사자간 비공개 계약 내용이기에 알 수는 없지만, 통상적으로 계약금(출연료)의 2~3배 규모입니다.
이선균이 ‘위약금이 너무 크다’란 점을 유서에서 언급해 이에 대한 부담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추측도 있지만 반대로 ‘추측일 뿐’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그가 단순하게 경제적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할 정도의 성격이 아니란 점 때문입니다. 또한 경제적 부담도 ‘무리가 되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수준’도 아니었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올해 이선균의 아내 전혜진이 논현동 소재 빌딩을 150억에 매도한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를 잘아는 연예 관계자들 의견 그리고 그와 여러 차례 만나 인터뷰했던 경험과 기억을 종합해 보면 배우로서의 자존감이 무척 강했던 성격이 최악의 의혹과 맞물리며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된 여론 몰이에 압박을 느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을 듯합니다. 평소 연예계 대표 ‘츤데레’라 할 정도로 퉁명스럽고 딱딱한 듯한 성격이지만 주변을 잘 챙기고 작품에 대한 애정과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강했던 배우로 유명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족에 대한 애정이 강했던 아빠였습니다. 아내 전혜진 역시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동료이자 남편인 이선균에 대한 배우적 자존감을 높이 평가해 왔습니다.
소속사 측은 마약 의혹 이후 이런 이선균 성격을 알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다시피 해온 것으로 전해져 왔습니다. 소속사 측은 27일 이선균 사망 이후 언론의 연락을 일체 받지 않고 있습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