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유쾌할 일이 없습니다. 정치 말입니다. 매일 같이 터지는 사건, 매일 같이 터지는 새로운 정보는 난무한데요.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있자니 소위 말해 '도파민'은 터지는데 '유쾌함'은 없습니다.
10일 오전 민주당 내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상식이 민주당을 탈당했습니다. 세 멤버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안 정당의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거대 양당을 싫어하는 국민들을 위한 선택지를 만들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당초 원칙과상식 멤버였던 윤영찬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잔류소식을 남겼고요.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의원 김종민(왼쪽부터), 이원욱, 조응천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날 오후 쯤 한 기사가 떴습니다. 민주당이 현역의원 중 하위 20% 의원들에 '통보' 전화를 돌려 '불출마'를 권고했단겁니다. 당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고 즉각 반박했는데요. 기자들 사이에서는 지라시가 돌았습니다. 국회 출입 기자들 사이서는 전화 돈 사실 공공연하게 퍼졌는데, 해당 사실 없다고 말하는 것이 맞냐는 겁니다. 또 비명계 의원들 역시 공천 받기 힘들다는 것을 미리 알고 탈당했다는 지라시도 돌았고요.
동시에 하위 20%에 속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명단과 함께 돌았습니다. 물론 민주당은 즉각 반박에 나섰습니다. 이를 본 한 민주당 관계자는 "공천관리위원회에 명단이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미리 돈 것은 사실상 말이 안 되는 것이고, 해당 명단이 실제일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하면서도 "하위 20%면 사실 다음 공천 받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당 명단을 보고 "꽤 당을 향해 쓴소리 했던 사람들도 있고, 이재명 당대표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사람도 있다"며 부인했지만 "오늘 내일 탈당 러쉬에도 당 내는 큰 변화는 없어보이긴하는데 한바탕 들썩이기는 할 것 같다. 명단 속 의원들도 (설령 아니어도) 내심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은 이처럼 이미 탈당을 했거나 할 예정이거나, 혹은 마음만큼은 하고 싶어하는 이들로 당분간 가득할 예정입니다. 4·10 총선을 앞두고 탈당과 명단 유출과 불출마 권유 등 이런 '자잘한' 일들은 언제나 있었고,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입장인데요.
이들을 붙잡을 대안이 민주당에 있냐 라고 물어보면 '없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병원에서 퇴원한 이재명 당대표에게는 큰 숙제가 떠안긴 셈인데요. 한 평론가는 분란 해결을 위한 대책안으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이재명 당대표가 그만두는 것"이라며 "지금 다 탈당한 사람들은 변화를 위해 이 대표가 직을 그만두라 한다"고 말했는데요. 동시에 "이 대표가 이젠 그만 둬도 때가 늦었다. '이재명을 위한 민주당'으로 비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직언했습니다.
또 다른 평론가는 "포용의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정치를 해야한다"며 "뺄셈보다는 덧셈의 정치로 나아가야 이길 방도는 커녕 현재를 유지할 방향이 나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도파민은 가득한 민주당에 당분간 유쾌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