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은행권이 보유한 태영건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채무 규모가 2조원에 달하는데요. 태영건설 전체 보증채무의 20%에 해당합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을 밟더라도 충당금 적립 부담은 가중될 전망입니다.
산업은행이 11일 채권단 소집을 위해 지난달 28일 발송한 문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태영건설 PF 보증채무(우발부채 기준, 신탁업자 지위 사업장 제외)는 총 1조963억원입니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보증채무까지 합치면 총 1조8368억원으로 집계돼 2조원에 달합니다. 이들 은행이 신탁업자로 참여한 사업장 보증채무까지 합하면 총 3조원을 웃돕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 PF 보증채무가 4581억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전주에코시티 데시앙 15BL 공동주택(임대)사업의 연대보증 형태 우발채무가 1200억원으로 가장 큽니다. 만기일은 2034년 3월입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815억, 675억원으로 비교적 적었습니다. 신한은행은 이천 현방리 물류센터 개발사업에, 하나은행은 신진주역세권 공동주택 개발사업에 해당하는 우발채무 비율이 가장 큽니다.
우리은행 PF 보증채무는 190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고양 향동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의 우발채무가 1056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요. 수분양자 중도금대출 연대보증 형태로 오는 5월20일 만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농협은행은 2989억원으로 5대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 다음으로 PF 보증채무 규모가 큽니다. 강릉시 관광숙박시설 개발사업의 우발채무가 560억원을 차지했는데, 수분양자 중도금대출 연대보증 형태로 내년 8월 만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밖에 기업은행은 3513억원, 산업은행은 3891억원 등입니다. 기업은행은 오는 5월 만기를 앞둔 고양 향동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의 수분양자 중도금대출 연대보증 형태 보증채무가 1057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은 내년 4월 만기가 돌아오는 광명역세권 복합개발사업 2단계의 우발채무가 1000억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7개 은행이 가지고 있는 보증채무 규모는 총 보증채무 9조5000억원의 약 20% 비중을 차지하는데요. 신탁업자로 참여한 사업장 보증채무까지 더하면 30% 규모지만 대부분이 SOC보증이나 중도금보증, 책임준공 확약 등 안전한 대출로 이뤄져 있어 워크아웃 개시 후에도 위험은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태영건설이 지급보증을 실시한 개별 사업장의 분양률 등도 변수입니다. 태영건설 측도 실질적 우발채무는 총 2.5조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충당금 추가 적립은 여전히 부담 요소입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0조229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 8조665억원 대비 2조1633억원 증가한 수치입니다. 은행별로 △국민은행 2조2519억원 △신한은행 1조7782억원 △하나은행 1조8039억원 △우리은행 1조6189억원 △농협은행 2조7771억원 등입니다. 4분기 수치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대손충당금 순증액은 훨씬 늘어날 전망입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대손비용은 7조3850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전년 대비 40.7% 증가한 수준인데요. 올해 이들 금융의 대손비용은 부동산 PF 부실 등 포함 6조8550억원으로 예상됩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많은 규모는 아니더라도 태영건설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충당금을 더 쌓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규모나 시기 등은 더 추산해봐야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서울 태영 건물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