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업’이라 불린 카카오는 지난해 ‘최악의 해’를 보냈습니다. 사법리스크부터 독과점 이슈까지 악재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범수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 본격 등판하면서 공동체 쇄신의 기치를 내건 지금, 이슈의 중심에 섰던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두 기업의 상황과 전망을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카카오T 택시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지난해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 휘청였던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연말 택시업계와 ‘상생’에 방점을 찍은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다만 현재 진행형인 사정당국 압박의 여파는 실적 등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같은 상황 속 사업 정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카카오모빌리티의 발걸음이 빨라질 전망인데요. 활로 모색의 방점은 아무래도 리스크가 큰 국내보다는 해외에 찍힐 전망입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3분기까지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7336억원이고 영업이익은 216억원입니다. 핵심 사업인 모빌리티 서비스 부문은 4290억원의 매출을 보였습니다. 총매출의 58.5%입니다.
하지만 택시 수수료 이슈의 핵심이었던 ‘매출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한 금감원의 감리 결과는 매출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개인·법인 택시의 운임 20%를 수수료로 받는 가맹 계약과 운임의 15~17%를 기사에 돌려주는 제휴 계약을 이중구조 계약 방식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두 계약이 ‘별개’라는 입장입니다. 금감원은 올해 초 감리를 끝내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론에 따라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택시 업계와의 간담회를 마치고 (왼쪽부터)민택노련 구수영 위원장, 인하대 하헌구 교수,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 전국택시연합회 박복규 회장, 전택노련 강신표 위원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카카오모빌리티)
택시업계와 합의한 수수료 인하 등은 올해 매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2월 택시 수수료율을 2.8%로 내리기로 택시 업계와 합의했는데요. 종전 실질 수수료율이 3%가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수백억원 규모의 매출 하락이 예상됩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흑자가 이어졌지만,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1년 441억원, 2022년 615억원에 이어 지난해는 3분기까지 507억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지출했는데요. 매출액 대비 비율로 보면 8.1%, 7.8%, 6.9%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연구개발 금액 자체는 늘고 있어 매출액 대비 낮아 보이는 착시 효과”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끝은 더욱 날카로운 상황입니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블루 기사들에게 부당하게 승객 호출(콜)을 몰아줘 독과점 지위를 강화했다는 판단으로 27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10월에는 ‘콜 차단’ 혐의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습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100억원 규모의 상생 재원 마련 등 자진 시정 의사(동의의결안)를 밝혔지만 이를 기각하고 심의 후 제재 수준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또 공정위가 입법을 추진 중인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전망을 어둡게 합니다. 독점력을 지닌 핵심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요지인데요. 사전 지정 대상자가 명확히 나오진 않았지만 90%가 넘는 점유율을 지닌 카카오모빌리티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카카오모빌리티의 개인위치정보 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법 위반 여부가 확인이 되면 처분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사진=뉴시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의 임기가 얼마 안 남은 점도 올해 카카오모빌리티 전망에 변수로 꼽힙니다
. 현재
카카오(035720)는 김범수 창업자와 정신아 대표 내정자를 중심으로 인적 쇄신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 이에 따라 오는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류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립니다
.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사업 정체의 활로를 글로벌로 눈을 돌려 찾고 있습니다. 지난해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FreeNow)’인수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해외 37개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등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영역을 지속해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 해외 차량 호출 서비스 확대 오픈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지난해 인바운드·아웃바운드·직접 진출 등 3가지 분야로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라며 “올해는 이러한 것을 기반으로 사업을 조금씩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