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인들의 사생활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앞서 고 이선균 배우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숨졌는데요. 이 과정에서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이선균 배우가 유흥업소 실장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이를 무차별적으로 받아 쓰고 재생산해낸 여러 기사들로 인해 이선균 배우와 그를 둘러싼 가족과 지인들이 받았을 충격과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일 것입니다. 엄연한 사생활의 영역입니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고, 또 친근한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해서 대중이 그의 사생활까지 알아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최근 상간남 소송에 휘말린 강경준 배우가 상대방 여자와 주고받았다는 문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생활, 그 중에서도 공무나 본인의 업적 등과 무관한 전화, 문자내역 등까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관점의 차이는 있겠지만요, 연예인의 사적인 메시지는 대중의 알 권리와는 무관하다는 생각입니다.
배우 김의성(앞줄 왼쪽), 봉준호 감독, 가수 윤종신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발표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언론종사자로서 일부 이성을 잃은 언론도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분별한 사생활 보도와 이를 추종하고 쫓는 황색언론, 그리고 거기에 길들여지는 대중들까지……. 품격까지는 아니라도, 그래도 정도는 지켜야 하는 것 아닐까요. 유명인의 사생활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될까요. 더 많은 사람이 알아야하고 추적해야할 이슈는 얼마든지 넘쳐납니다.
2007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 사건이 기억납니다. 별 생각 없었던 대학생 시절 모든 뉴스를 클릭해가며 사건을 흥미롭게 지켜봤는데요. 돌이켜보니, 저도 모르게 황색언론에 끌려다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후로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사건의 중심에서 벗어났다 싶은 뉴스는 경계하고 보기를 삼가는 편입니다.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남의 사생활은 공익이 아니며 몰라도 무방합니다. 사생활 뉴스, 독자도 찾지 말고 궁금해하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