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NH아문디자산운용의 양대 주주 NH농협금융지주와 아문디는 20년이 넘게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습니다. 올해 임동순 대표 체재 2년차를 맞아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 양사의 시너지를 활짝 꽃 피우겠단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NH-아문디, 헤어지지 '않을' 결심…성과 낼까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임 대표는 2년차 임기를 시작하며 아문디와의 협력 등 시너지를 확대하고 고성장 사업인 ETF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양사의 협력으로 얻은 뚜렷한 성과는 없었지만 올해는 절치부심해 확실한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로 해석됩니다.
아문디는 프랑스 농협(Credit Agricole)의 자회사로 유럽 1위, 글로벌 10대 자산운용사입니다. 두 회사의 장기 동행은 외국계 금융사와 함께하던 다른 운용사들이 결별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입니다. 2021년 1월 신한자산운용은 BNP파리바와, 지난해 11월 하나자산운용은 스위스 금융그룹 UBS와의 동행을 끝냈습니다.
반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2003년 농협중앙회와 CA자산운용(현 아문디)의 합작회사로 출범한 이후 20년 넘게 동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에 열린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선 미래 20년을 준비하겠다고 공표했습니다. 양대 주주인 NH농협금융과 아문디는 협력 강화를 위한 주주간 협력의정서를 체결하는 등 변함없는 파트너십을 강조했습니다.
당시 임 대표는 '신뢰로 함께하는 글로벌 투자파트너'를 선포하며 국내 대표 글로벌 합작회사로서의 정체성과,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투자 파트너라는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30년 이상 농협에 몸을 담은 임 대표는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에서 지난해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로 선임됐습니다.
지난해 11월에도 아문디 뱅상 모르티에 최고투자책임자(CIO)가 한국을 방문해 NH농협금융과 아문디의 협력 과제와 추진 경과를 점검했습니다. 두 회사는 헙력의정서에서 '코리아 트레이닝 아카데미' 운영을 약속했습니다. 아문디 거점 오피스에서는 채권 투자(6월), 자산배분 및 멀티에셋 투자전략(10월) 과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아문디와 MOU를 체결해 해외투자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했고 범농협금융의 해외투자 역량 강화를 위해 선진 투자역량 연수도 실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도 아문디를 통해 NH아문디자산운용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주주 시너지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입니다.
ETF 시너지는 아직…올해 효과 기대
20년간 서로의 관계는 좋지만 이렇다 할 결과물은 내지 못했습니다. 임 대표 부임 첫 해였던 지난해, 아문디와의 협력은 그나마 펀드에서 빛을 봤습니다. 지난해에만 10개의 펀드를 함께 출시한 겁니다. 이전까지 내놓은 상품이 5개에 그쳤던 만큼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다만 ETF 시장 공략에서의 협업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초 ETF투자본부를 신설해 양사의 시너지가 담긴 상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문디와 협력한 ETF 신상품은 HANARO 유로존국채 25년플러스(합성H) 한 개에 그쳤습니다. 2020년과 2022년에 출시한 두 ETF를 포함해 세 종목만 국내에 상장돼 있습니다.
국내 ETF 시장점유율도 하락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2022년 1.86%에서 지난해 말 1.62%로 더 줄었습니다. 순위도 6위에서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뒤를 이어 8위로 밀렸습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에 ETF투자본부를 니콜라 시몽 부대표 직속으로 편재했습니다. 2020년 7월에 부임한 시몽 부대표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아문디자산운용 인도지역 담당 대표를 역임한 바 있습니다. ETF 상품개발을 위해 부대표 아래 본부를 둬 격상시키는 전략을 취한 겁니다. 2년차를 맞은 임 대표 체재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HANARO ETF는 글로벌, 채권형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2대 주주 아문디와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외에도 NH농협금융의 비전에 발맞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입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단순 전산화가 아니라 사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상품 전략, 솔루션 서비스 개발, 디지털 마케팅 강화 등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