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민 간식인 ‘치킨’의 배달비 포함 가격이 3만원대에 육박한 가운데, 외식 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높아지는 배달비’가 지목되자 배달 플랫폼이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주문중개 수수료를 동결한 상태지만 배달비 상승의 주범으로 꼽혀 억울하다는 것입니다.
24일 배달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3사는 지난 2021년 이후 3년간 배달 수수료를 동결한 상태입니다. 배민의 경우 6.8%(배민1 기준), 요기요는 12.5%, 쿠팡이츠는 9.8% 수준입니다. 해외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가 통상 15~30%임을 감안하면 약 절반 수준입니다.
하지만 줄줄이 가격을 올린 주요 치킨 브랜드들이 가격 상승 주요인으로 ‘주문 중개 수수료’와 ‘배달 대행 수수료’를 꼽으면서 배달 플랫폼 업계는 속앓이만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bhc가 치킨 가격 등 최대 3000원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3대 치킨 브랜드의 치킨값은 2만원대에 진입했는데요. 배달비를 포함하면 3만원 가까운 금액을 결제해야 식탁에 치킨을 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
배달앱 (사진=뉴스토마토)
실제 배달비도 점점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외식배달비지수 작성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외식배달비 지수는 104.3으로 전년 대비 4.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월 상승률(3.9%)과 비교해도 0.4%P 높은 수치입니다.
현재 배달 플랫폼은 요금제에 따라 총 배달비를 소비자와 업주가 나눠서 부담하는 구조로 돼 있는데요. 배달 플랫폼 업계는 자체 주문 중개 수수료를 동결하고 있는 만큼 원·부자재, 임대료, 인건비 등 가격 상승 압박에 업주들이 고객 부담 배달비율을 높인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몇 년 전에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팁은 통상 2000~3000원대 였지만, 최근엔 4000원 이상도 찾아볼 수 있다”라며 “6000원인 총 배달비는 변한 적이 없기 때문에 업주가 본인 부담 배달비 비중을 낮추고 고객부담 배달팁의 비중을 높인 사례가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객 부담 요금의 상승은 소비자들에게 피해로 전가되고 결국 배달 수요 감소로 이어져 배달 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제로 현재 배달 플랫폼 3사는 고객 부담 배달팁을 낮추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배민의 경우 지난 17일 도입한 ‘배민1 플러스’를 통해 업주 부담 배달비를 2500~3000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요기요는 배달비 무료 혜택이 담긴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의 가격을 반으로 낮춰 운영하고 있습니다. 쿠팡이츠의 경우 업주 배달비 최소금액 설정, 세이브 배달 서비스 출시 등 배달 수요 감소를 막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비가 비싸다고 판단되는 경우 앱을 통한 음식 주문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양측 모두 매출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플랫폼 입장에서는 점주에게 부과하는 마케팅비를 조정하고 점주 입장에서도 배달비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자제하는 등 서로 양보를 해야 한다”라고 제언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