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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출
입력 : 2024-01-24 오후 6:45:08
카카오모빌리티의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사측이 유럽 최대 택시 플랫폼 프리나우 인수와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한 제보자를 찾겠다며 일부 직원들의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의 포렌식 조사에 나선 것이 원인입니다. 지난해 내내 택시 수수료 논란 등 사정당국의 외풍에 흔들리던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초 노사 갈등으로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당겨지며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포렌식 논란과 관련해 노사 양측의 주장은 모두 일견 타당한 부분이 있습니다. 사측은 회사의 중요한 현안에 대한 내부 정보 유출 사건으로 정당한 절차에 따른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반면 노측은 법무 자문 등을 통해 포렌식을 위한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기본권 침해 등 위법적 요소가 발견됐다고 조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내부 정보 유출에 대해 엄격하게 단속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 정보가 기업의 손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출자를 찾기 위한 포렌식 조사가 정당한 것인지는 다소 의문이 남습니다.
 
경찰이나 검찰 같은 수사기관이 아니기에 개인정보 유출 논란 등이 예상됨에도 유출자를 색출하겠다는 사측의 의지가 어떠한 실익으로 작용할지도 미지수입니다. 단순 내부 기강잡기로 비춰질 수도 있고, 일벌백계의 과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다소 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회사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새로 영입된 검찰 출신 박기태 윤리경영실장(부사장급)이 포렌식 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피켓시위 하는 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 (사진=연합뉴스)
 
포렌식 조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는 현재 알 수 없지만, 지금 상황으로 비춰보면 득보단 실이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외부에서는 포렌식을 진행해 유출자를 색출하는 회사로 이미지가 각인됐기 때문입니다. 각종 부정적인 상황이 이어지며 떨어진 내부 구성원들의 사기를 회복하는 것도 회사가 감당해야 할 부분입니다.
 
더불어 앞으로는 각종 외풍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내부 구성원들에 대한 신뢰를 그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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