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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짝퉁 없앤다더니…'8만원대 명품백' 버젓이 판매
AI 기반 검증 시스템 등 도입해, 가품 근절 약속했지만 여전히 성행
입력 : 2024-01-25 오후 4:12:30
 
[뉴스토마토 김성은·이지유 기자]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가 인공지능(AI) 기반 검증 시스템 등 복합적인 알고리즘을 도입해 가품을 근절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가품 판매가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 플랫폼 내에서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비롯한 주요 명품 브랜드들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데요. 이는 모두 가품으로 분류되는 제품으로 추정됩니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앱 화면 캡처.)
 
가품 구매를 하고자 하는 소비자, 혹은 알리에서 가품 구매 후 당근마켓 등 제3의 플랫폼을 통해 재판매에 나서는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일명 'VIP명품가방2024'라는 암호가 존재힙니다. 이는 알리 플랫폼에서 우회 검색어를 통해 여러 가품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하나의 루트로 통합니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 앱에서 'VIP명품가방2024'으로 검색을 하면, 다수의 가품 제품들이 발견됩니다. 에루샤를 비롯한 디올, 프라다, 입생로랑 등 고가의 명품 핸드백이 검색되는데요.
 
알리익스프레스 앱 내 모델번호 'Luxury Designer Handbags'로 분류돼 있는 샤넬백과 구찌, 디올 제품들은 8만7723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입생로랑 등 제품은 8만7339원, 또 다른 가품으로 의심되는 원산지 'FR 정품'으로 표기된 구찌 핸드백은 21만4879원에 이렇다 할 제지 없이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발암물질 검출 가능성…면밀한 주의 필요
 
가품 판매로 인한 지식재산권 침해도 문제지만, 유해물질이 발견되는 사례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해외에서 제조되는 가품 상품의 경우 피부에 직접 접촉할 시 발암물질이 묻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관세청이 지난해 11월 국내 수입 물품을 단속한 결과 가품 14만2930점이 적발됐는데요. 이 중 일부 80여개 제품에 대해 성분을 분석한 결과, 25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카드뮴 등의 발암물질이 검출됐습니다.
 
구체적으로 루이비통, 디올, 샤넬 등 인기가 높은 해외 명품 브랜드 귀걸이 24개 제품 중 20개 제품에서 카드뮴이 검출됐고, 15개 제품에서는 기준치의 600% 넘는 발암물질이 나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8만9000개로 가장 많았고, 홍콩 3만9000개, 베트남 1만4000개 순으로 집계됐는데요. 국내에 유통되어 들어오는 가품들이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인 만큼, 납 등의 발암물질이 검출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관세청 측은 "가품 유통은 소비가 지식재산권 침해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사측을 둘러싼 가품 논란에 대해서 판매자 검증 시스템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레이 장 대표는 "한국 브랜드 전담 보호팀을 신설하는 등 선재적인 예방조치를 마련하고, 구매 상품 가품 의심 시 90일 이내 증빙 서류 없이 100% 환불을 지원하겠다"며 "가품 피해 발생 시 권리자의 소송을 직접 돕기 위해 법률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과 동시에, 한국의 기타 이해 당사자들과 협력적인 거버넌스를 이뤄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알리 측, 개선 나선다지만…"가품 척결 의지 필요"
 
특히 AI 기반으로 한 검증 시스템 및 텍스트 알고리즘, 이미지 알고리즘 등을 통해 가품 여부를 식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페널티 시스템도 강화해 반복적으로 가품을 판매하는 판매업자에게는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선언하며 지적재산권 침해 방지를 약속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가품이 성행 중에 있어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지난해 프로젝트 클린을 발표하면서부터 AI 전담팀을 구축하고 가품 모니터링을 가동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다"면서 "이런 움직임은 한국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빠르게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날이 알리 플랫폼을 이용하는 국내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가품 피해 사례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어플리케이션은 알리익스프레스로 371만명 증가했는데요. 작년 총 사용자수도 무려 486만명으로 전년 대비 약 86%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패션 분야의 경우 워낙 유사한 디자인이 많다 보니 가품 판별이 쉽지 않다"면서도 "누가 봐도 노골적으로 명품 디자인을 따라 한 제품이나, 로고가 떡하니 박힌 제품들이 판매되는데 그냥 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명품 브랜드 이름을 그대로 검색하면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알리의 방식은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우회 검색어를 통해서 가품 유통은 계속되고, 방식도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면서 "결국 해당 플랫폼에서 얼마나 가품 척결 의지를 갖고 시스템을 잘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셀러들이 직접 판매를 하고 그 시장을 제공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입장에서는 가품 판매 여부까지 신경을 써야 하나 생각할 수 있지만, 국내 정서와 소비자들 눈높이는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이커머스 플랫폼 특성상 시장 진입 초기에는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만큼 알리가 여러 문제점 개선을 위해 100억원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국내에서 수익 창출을 하는 기업의 책임감 문제"라고 부연했습니다.
 
김성은·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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