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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홈쇼핑사 '생존 새판짜기'
수익성 악화로 성과급 줄이고, 희망퇴직 단행하며 긴축 경영 나서
입력 : 2024-01-22 오후 4:13:20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위기에 놓인 홈쇼핑사들이 성과급을 줄이고,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생존을 위한 '새판짜기'에 나섰습니다.
 
최근 매출 하락, 송출수수료 갈등 등으로 실적 부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각종 고육책 도입에 나선 것인데요. 홈쇼핑 방송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한 정부 차원의 방안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사내 공지를 통해 매출 하락으로 인한 적자 배경을 근거로, 지난해 경영성과급 미지급을 발표했습니다.
 
 
(사진=각 사 CI.)
 
 
롯데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이 2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했고, 8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된 바 있습니다.
 
또 현대홈쇼핑은 최근 기본급의 7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30% 줄어든 규모입니다. 
 
현대홈쇼핑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7% 하락했습니다. 또 같은 기간 매출액은 5051억원으로 5.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239억원으로 41.1% 감소했는데요.
 
홈쇼핑만 별도로 보면 3분기 영업이익은 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8.2%, 매출액은 2551억원으로 7.4% 줄었습니다.
 
실적 악화·수수료 갈등 '이중고'
 
홈쇼핑 업계는 실적 악화뿐만 아니라 송출수수료 갈등 문제로도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이에 희망퇴직과 수장 교체 등 강수를 뒀지만, 올해 전망도 여의치 않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현재 홈쇼핑사들은 이익 급감을 근거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반면, 유료방송 업계는 인하를 위한 근거가 필요하다며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부담은 지난 2018년 46.1%에서 2022년 65.7%까지 증가했습니다.
 
반면 TV홈쇼핑 7개 채널과 T커머스 5개 채널의 전체 매출액에서 방송 매출액 비중은 매년 낮아지고 있는데요. 전체 매출액 대비 방송 매출액 비율은 2020년 52.4%, 2021년 51.4%, 2022년 49.4%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수수료 갈등 문제는 몇 해 동안 지속돼 왔음에도 전혀 진전이 없는 모습입니다. 임시적으로 갈등을 봉합하는 방안 정도로 그치거나, 아예 협상이 교착상태에 머무른 적이 많았던 까닭입니다.
 
이처럼 홈쇼핑 사업자와 케이블 TV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문제가 방송 시장 생태계 전반에 걸쳐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데요.
 
일례로 현대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3월부터 수수료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갈등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홈쇼핑은 후순위 채널로 배정을 요구하며 이로 인한 수수료를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홈쇼핑이 정부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데이터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 있다며 현대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왔습니다.
 
최근에서야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홈쇼핑은 송출 수수료에 대해 큰 틀에서만 합의를 이루기는 했지만 향후 수수료 갈등 불씨가 재점화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대가검증협의체를 통한 합의인 만큼, 세부 사항은 아직도 조율 중이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 가격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에 대해 어려운 입장인 것이 사실"이라며 "그만큼 홈쇼핑사의 경우 TV 시청 고객에만 의존하지 않는 다양한 신사업 아이템을 가지도록 지원하고, 유료방송 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정부 차원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장 교체 카드 꺼내들며 위기 관리 나서
 
업황이 갈수록 총체적 난국을 보이자 업계는 수장 교체 카드를 꺼내들고 위기 관리에 나섰습니다. 현대홈쇼핑은 한광영 영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는데요. 기존 임대규 대표이사는 취임 3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신세계라이브쇼핑도 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대표 교체를 단행했습니다. 새 대표로는 신세계그룹에서 관리통으로 불리는 이석구 대표를 선임했는데요. 이석구 대표는 이마트 부사장, 스타벅스 대표를 역임한 인물입니다. 
 
GS그룹은 GS샵을 맡았던 GS리테일 김호성 대표의 정년퇴임으로 홈쇼핑 BU장에 박솔잎 전무를 선임했고, SK스토아는 7년 만에 대표이사가 교체됐습니다. 기존 윤석암 대표 후임으로 SK텔레콤 T스토어 사업팀장을 역임했던 박정민 SK엠앤서비스 대표를 선임했는데요. 
 
대표 교체뿐만 아니라, 희망퇴직 바람도 업황 전반으로 불고 있습니다. 롯데홈쇼핑은 만 45살 이상 및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모집한 바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홈쇼핑 업황은 시장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송출수수료 갈등 이슈 등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기업들도 성과급을 줄이고, 희망퇴직을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단행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경영 방침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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