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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수출 부진에 작년 1%대 성장·…"올해 2%대 어렵다"
부동산PF·지정학리스크 산재
입력 : 2024-01-25 오후 5:04:36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내수와 수출이 부진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로 낮아졌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역대 기록으로 보면 6번째로 낮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는 성장 폭이 커지겠지만 역시 2%대 성장은 위태로울 전망입니다. 고금리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발 금융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곳곳에 암초가 산재한 탓입니다. 
 
경제성장률 역대 6번째 최저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2.6%였던 지난 2022년보다 1.2%포인트 낮은 1.4%를 기록했습니다. 연간으로 보면 -0.7%로 역성장을 보였던 지난 2020년 이후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GDP 성장률 통계를 집계한 지난 1954년 이래 성장률이 2%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56년(0.6%), 1980년(-1.6%), 1998년(-5.1%), 2009년(0.8%), 2020년(-0.7%), 지난해(1.4%)까지 6차례뿐 입니다.
 
경제위기급 충격이 오지 않은 상황에서 2%를 밑돈 것은 작년이 유일한 것인데요.지난 1956년 한국은 심각한 흉작을 겪었고 1980년에는 2차 오일쇼크 파동 1998년엔 외환위기가 있었습니다. 지난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엔 코로나19 위기를 겪은 바 있습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낮아진 주된 원인으로는 소비 증가세 둔화입니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1.8% 성장하면서 4.1%였던 지난 2022년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습니다. 정부 소비 증가율도 같은 기간 4.0%에서 1.3%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실제 지난해 1∼11월 재화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불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습니다. -3.1%였던 지난 2013년 이후 20년 만에 마이너스입니다. 4분기 민간소비도 0.2% 증가했습니다.  
 
수출과 수입 성장세가 주춤한 영향도 있습니다. 지난해 수출은 2.8%, 수입은 3.0% 증가했는데요. 전년 각각 3.4%, 3.5%에서 증가폭이 모두 축소한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가 전세계적으로 업황 부진을 겪으면서 제조업 부문의 수출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한국경제는 고물가와 고금리, IT 경기 회복 지연 영향으로 민간소비와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2022년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성장에 대한 민간부문 기여도도 민간소비와 내수를 중심으로 1.1%포인트에서 0.9%포인트로 낮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투자도 부진했는데요. 부동산 PF리스크가 커지면서 건설투자가 위축된 데다 기업들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선데요. 4분기 건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4.2% 감소했는데 11년만에 최저치입니다. 
 
전문가 "반도체 회복해도 1%대"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하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지난 2014년 3.4%에서 꾸준히 낮아져 작년과 올해 잠재성장률은 각각 1.9%, 1.7%로 추정됐는데요. 한은도 우리나라의 작년과 올해 잠재성장률을 2.0%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다만 한은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경기 개선으로 인해 올해 연간 성장률은 2%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2.2%에 부합하는 수준인데요.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는겁니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각각 0.3%, 0.2% 증가에 그쳤지만 수출이 3.4%, 수입이 2.3% 증가하면서 지난해 4분기 0.6%라는 성장률을 견인했기 때문입니다. 
 
수출 개선 흐름도 보이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3억3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는데요. 이는 단지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이며 특히 반도체가 전체 수출액의 19.7%를 차지하며 수출액 견인을 이끌었다는 분석입니다. 월간수출액도 세달 연속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 국장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내수 부진이 하방 요인으로 수출이 상방요인으로 작용해 전체적으로 2%대 초반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연구기관에서도 대체로 한은과 비슷한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국책연구기관 중에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각각 2.2%, 2.0%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국내 경제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이며 정부와 한은 목표치를 밑도는 1.7%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IT 품목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이 반등하나 고용 창출력이 제한적이며 대부분 제조업은 회복이 미진하다"며 "정책 당국이 올해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을 통해 가계부채 디레버리징 강도를 높이는 점도 성장 제약 요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석병훈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수출 회복이 속도가 빠를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1.9%정도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수소비, 건설투자 모두 줄면서 경기 둔화로 'L' 자형 장기 저성장을 보일 것"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내수와 수출이 부진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로 낮아졌는데요. 이는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진은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화물차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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