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직접 기소한 사건에서 처음으로 유죄 판결을 끌어내면서 체면을 세웠습니다. 공수처 출범 3년 만에 첫 성과입니다.
‘고발사주 의혹’ 손준성, 1심 징역 1년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31일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손 검사장의 1심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공수처는 앞서 지난해 11월 결심공판에서 손 검사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징역 3년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 나머지 혐의엔 징역 2년을 구형했습니다. 구형량은 총 징역 5년입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사사법절차 전자화촉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구형량에 비해 낮은 형량이 선고되자 공수처는 이날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판결문을 받는 대로 내용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수처 기소 사건 중 첫 유죄…헌재 탄핵심리에 영향 전망
이번 사건은 공수처가 직접 기소한 사건 중 처음으로 유죄가 선고된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2021년 1월 공수처가 출범한 이래 첫 사례입니다.
공수처는 지난 3년간 이 사건을 포함해 총 3건을 직접 기소했습니다. 이 중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 수수 사건은 1심과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윤모 전 부산지검 검사의 수사 기록 위조 의혹 사건은 1심에서 무죄가 나왔고, 2심이 진행 중입니다.
출범 3년이 되도록 직접 기소한 사건에서 유죄를 끌어내지 못하자 ‘수사력 부족한 수사기관’이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유죄가 나오면서 공수처는 역할이나 능력 부분에서 그동안 구겨졌던 체면을 조금이나마 세웠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참여연대는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 출범한 공수처가 처음으로 현직 검사의 범죄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아낸 것으로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평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유죄 선고는 헌법재판소의 손 검사장 탄핵심판 심리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재판 기록과 결과는 탄핵심판 심리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1일 국회는 손 검사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바 있습니다.
'고발 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