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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인터넷은행 인가 열쇠 '시중은행 컨소시엄'
사업성·혁신성만으론 부족
입력 : 2024-02-14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국내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위한 열쇠는 '시중은행 참여'가 될 전망입니다. 금융당국이 은행업 노하우와 재무력을 갖춘 시중은행의 컨소시엄 참여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제4인터넷은행 출사표 잇달아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7월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방식을 변경한 이후 속속 도전장을 내미는 컨소시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제4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U뱅크·소소뱅크·KCD뱅크 컨소시엄 등 3곳입니다.
 
이번 달 구성된 U뱅크 컨소시엄에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P2P대출업) 렌딧과 자비스앤빌런즈,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 트레블월렛, 현대해상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엔 소상공인연합회가 주축이 된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가 출사표를 던진 바 있습니다. 소소뱅크는 지난 2019년 토스뱅크가 인가를 획득했을 당시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를 신청했지만, 인가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본인가 획득에 실패한 바 있습니다.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는 자본금 1조원으로 내달 중 인가를 다시 신청할 예정입니다. 소상공인 대출 특화은행을 만들겠다는 KCD뱅크도 올해 상반기 중 인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제4 인터넷은행을 향한 경쟁은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가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그간 금융당국 필요에 따라 받곤 했던 은행권 신규 인가 신청을 상시 접수로 전환하며 본격화했습니다.
 
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시키면서 설립인가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으로 자본금을 250억원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 자본 요건 1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인데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은행 설립은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정작 은행업을 하다보면 최소 자본금은 턱없이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케이뱅크의 경우 한때 자본 확충을 위한 증자에 어려움을 겪어 대출영업을 중단해야 했고 토스뱅크는 출범하자마자 즉시 추가 증자계획을 연이어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드는 업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업 노하우와 재무력을 갖춘 시중은행의 컨소시엄 참여 여부가 성공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시내에 위치한 시중은행 ATM기 모습. (사진=뉴시스)
 
기존 인뱅 모두 은행 참여
 
결국 최소 자본금 이상의 돈을 수혈해줄 자본력을 갖춘 주주사를 품는 것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처럼 굳어졌습니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 중 신한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터넷전문은행 3곳 설립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습니다. 케이뱅크는 우리은행, 카카오뱅크는 KB국민은행, 토스뱅크는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이 각각 설립에 기여했습니다.
 
자본력이 탄탄한 주주사를 찾지 못해 사모펀드, 밴처캐피탈 등에게 손을 벌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사모펀드와 밴처캐피탈 등 수익성 극대화가 최우선 과제인 주주들은 출자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4인터넷전문은행을 노리는 쪽이 은행권에서는 투자자를 찾기 힘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유일하게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이 없는 신한금융은 자체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입니다. 
 
또한 기업·단체 모두 모두 소상공인에 특화된 은행의 설립을 준비 중인 만큼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대출이 주력 상품이 될 가능성이 큰데요. 개인사업자들의 경영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기에 이 사업모델로는 성장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의사를 타진한 곳을 보면 카카오뱅크의 카카오톡, 토스뱅크의 토스 같은 강력한 플랫폼이 보이지 않는 게 객관적 현실"이라며 "영업 개시 이후 고객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방침을 바꾸면서 제 4의 인터넷전문은행에 선정되고자 하는 기업들의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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