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여러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역대 최고인 450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한국은행이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다중채무자는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차주를 말합니다.
3분기 다중채무자는 직전 분기(448만명)보다 2만명 늘어나면서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자(1983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7%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한 대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5%로 추정됐습니다. 2019년 3분기(1.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들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58.4%로 전분기(61.5%)보다 3%포인트 가까이 낮아졌지만, 월 소득의 60% 가량을 대출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는 셈입니다.
다중채무자 4명 중 1명꼴로 DSR이 70%를 넘었고 64만명은 100%를 웃돌았습니다.전체 가계 대출자로 대상을 넓히게 되면 DSR이 70%를 넘은 차주는 279만명에 달합니다.
지난해 3분기 말 취약 차주 비중은 전체 가계대출자 가운데 6.5%를 차지했는데요. 직전 분기(6.4%)보다 0.1%포인트 늘며 2020년 3분기(6.5%)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취약 차주의 평균 DSR은 63.6%였고 취약 차주 가운데 35.5%(46만명)의 DSR이 7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의 대출은 전체 취약 차주 대출액의 65.8%(63조4000억원)를 차지했습니다.
양경숙 의원은 "역대 최다인 다중채무자수와 4년만에 가장 높은 연체율 등 가계부채 지표는 계속 나빠지는 동안에도 정부는 대출수요를 자극시킬 소지가 있는 정책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에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속도와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음식점과 주점 등이 밀집된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에 붙은 대출 광고물.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