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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증권사 작년 순익 18.3% 감소
10곳 중 5곳 순익 줄어…부동산PF 등 손실 여파
입력 : 2024-02-15 오후 5:08:14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의 작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중 5곳의 순이익이 급감했습니다. 다만 업황 악화 속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을 6000억 가까이 남기며 1위를 기록했고,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성과를 내며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10곳 중 5곳 순이익 감소…부동산PF 등 손실 반영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대 증권사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3조4084억원으로 2022년 4조1735억원 대비 18.3% 감소했습니다. 
 
증권사들의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한국투자증권 5974억원 △메리츠증권 5900억원 △NH투자증권 5564억원 △삼성증권 5480억원 △키움증권 4407억원 △KB증권 3380억원 △미래에셋증권 2980억원 △대신증권 1563억원 △신한투자증권1009억원 △하나증권 -2673억원으로, 10곳 중 5곳의 순이익이 1년 전보다 감소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국내 부동산PF 부실과 해외부동산 가치 하락 여파로 인한 충당금 비용 등이 크게 반영된 영향입니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IB부문 실적이 저조했고, 특히 부동산PF 투자 규모가 컸던 증권사의 순익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하나증권의 경우 순손실 267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IB 투자자산에 대한 선제적 평가손실 인식과 충당금 확대,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한 보상으로 일회성 손실이 반영된 영향입니다. 하나증권은 투자자산을 재평가해 지난해 6500억원 규모의 손상차손과 충당금을 반영했습니다. 평가손실 4000억원, 충당금 2500억원, CFD와 펀드 보상 관련 충당금은 1000억원입니다. 
 
하나증권이 지난 2022년부터 쌓은 비경상적 손실은 약 1조원 규모입니다. 회사 측은 일회성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기자본 기준 1위 사업자인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57.8% 감소했는데요. WM과 세일즈앤트레이딩(S&T)부문에서 안정적 실적을 냈음에도 투자자산에서 발생한 손실이 전체 이익을 크게 훼손했습니다. 특히 4분기에는 1598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국내외 투자자산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했고, 부동산PF와 태영건설 관련 충당금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3분기 미국 댈러스 오피스와 프랑스 마중가타워에서 발생한 투자 손실을 약 1000억원 반영했습니다. 마중가타워는 4분기에도 관련 손실이 인식됐습니다. 태영건설과 부동산PF 관련 충당금은 1000억원가량입니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손실을 대부분 인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투자목적자산에 대한 손상인식이 상당부분 진행돼 올해 이익 변동성은 줄었다"고 분석했습니다.
 
키움증권도 4분기 적자 발생으로 연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3% 감소했습니다.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컸는데요. 키움증권의 영풍제지 관련 미수금은 4333억원으로, 회사측은 약 45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 외에도 젠투펀드 220억원, PF 280억원, 런던오피스 260억원 등의 손실이 반영됐습니다.
  
KB·NH 악재 속 호실적…WM 영향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순이익이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늘었고, WM부문에서 강점을 보인 결과로 풀이됩니다. 
 
특히 KB증권은 순이익이 두 배 수준으로 늘었는데요. WM부문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회사측은 고객 수익률 제고를 목표로 WM상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NH투자증권도 WM과 IB, 운용 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83.4% 증가했습니다. WM에서는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지가 개선됐고, IB부문은 주식자본시장(ECM) 인수와 회사채 주관에서 성과를 냈습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한국투자증권도 전년 대비 11.5% 증가한 597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회사측은 부동산 업황 악화에 따른 충당금과 평가손실이 늘었지만 위탁매매 거래대금 증가와 자산운용 부문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미국 IB법인과 홍콩, 베트남 등 글로벌 사업에서 양호한 성과를 냈다는 설명입니다.
 
위탁매매(BK) 거래대금 확대와 자산운용 부문 이익 호조로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이어갔습니다. 또한 미국IB법인과 홍콩법인, 베트남법인 등 글로벌사업 부문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내며 실적 향상에 기여했습니다.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올해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입니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 관련 손실을 대부분 인식한 만큼 올해는 비용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완만한 금리 하락과 국내외 부동산 대체투자 관련 손실 축소가 예상된다"며 "올해에도 작년에 이어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스탠스가 지속될 예상이어서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은 이어지겠지만, 지난해의 보수적인 비용처리에 근거해 올해는 손실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심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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