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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재테크 '옛말'...거품 꺼진 리셀 시장
입력 : 2024-03-08 오후 4:14:25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그간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 받았던 명품 브랜드 리셀시장 거품도 꺼지고 있습니다.
 
 잠실 롯데백화점 (사진= 뉴스토마토)
 
8일 업계에 따르면 무지출 챌린지 등을 통해 식비와 생활비를 아끼며 명품을 구매해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해온 소비자들이 울상 짓고 있는데요. 롤렉스 시계와 에르메스 가방, 디올 가방 등 일부 명품 제품이 반의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리셀 시장에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당근마켓에서는 롤렉스 중고제품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빈티지 데이저스트', '데이저스트 콤비' 등 매장에서는 1000만원이 넘는 제품들이 당근에서는 각각 5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롤렉스 빈티지 데이저스트 16014' 제품을 당근마켓에 올린 판매자는 해당 제품에 대한 정품감정동행 조건까지 내걸었지만 판매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또 다른 판매자도 '69173 데이저스트 콤비 텐포인트' 제품에 대한 보증서 발급까지 첨부해 560만원에 올렸지만 이 제품 또한 판매에 성공하지 못한 채 여전히 리셀시장에 내놓아져 있습니다.
 
오랜 기간 디올에서 높은 인기와 판매율을 자랑하는 디올 레이디백은 매장에서 현재 820만원 선 인데요. 그러나 한 중고 플랫폼에서는 170만원 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제품 또한 진품이라는 보증서가 탑재돼 있지만 판매까지 이뤄지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해당 판매자는 "이 제품을 구매한지 수년 전인데 당시에도 명품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니, 중고제품이라 하더라도 웃돈주고 판매할 수 있을 줄 알았다"며 "영수증과 더불어 보증서까지 내걸었지만 간간히 문의만 있고 실제로 판매까지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리셀시장은 이처럼 점차 커품이 꺼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샤넬과 에르메스 브랜드의 ‘리셀 금지’ 약관을 가능하도록 시정하면서 리셀시장은 앞으로 더욱 침체될 전망인데요.
 
그동안 명품 브랜드는 브랜드 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재판매 목적으로 판단되는 경우 주문제한을 두며 규제를 해왔습니다. 심하게는 회원 자격 박탈까지 서슴치 않았는데요. 그러나 공정위가 재산 가치가 인정되는 명품 특성상, 제품 선점 후 웃돈을 얹어 재판매하는 행위를 가능토록 시정하면서 현재도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리셀시장의 전망은 더욱 어두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 유동성이 떨어지면서 명품 매출을 끌어올렸던 MZ세대의 소비여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명품 브랜드 그 자체는 앞으로도 가격이 인하 될 가능성이 낮지만 리셀시장은 소비침체와 더불어 수요침체를 앞으로 더 깊이 대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본질적으로 우리나라는 유교사회와 자본주의의 결합으로 인한 단점이 과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인데 한국사람들은 평등정신이 강해 남들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자기소비력에 대한 부분을 타인을 의식해서 소비하다 보니 연봉에 비해 과소비를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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