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현장+)"미워도 이재명" 대 "이번엔 원희룡"…최대 격전지 계양을
'명룡대전' 인천 계양을, 초접전 양상 분위기
입력 : 2024-03-12 오후 5:58:29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8일 인천광역시 계양축구협회 시무식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독자 제공)
 
[인천=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이른바 '명룡대전'이 확정된 인천 계양을이 4·10 총선에서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습니다. 차기 대선주자들의 맞대결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계양을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000년부터 5선을 하는 등 야권의 강세 지역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와 원 전 장관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양을 주민들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미워도 이재명"이라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원희룡, 매일 지역구 유세 집중전국 선거 발묶인 이재명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한 원 전 장관은 연일 이 대표와 각을 세우는 선거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종로를 시작으로 서울 일대를 돌며 지원 유세에 나서는 이 대표와 달리 원 전 장관은 이천수 후원 회장과 함께 매일 지역구 유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찾은 계양을 지역에서 원 전 장관은 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목도리 차림으로 이천수씨와 함께 계양을 일대의 카페와 식당 등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한 상인은 인천 부평구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이천수씨를 향해 "인천 하면 이천수지!"라고 외쳤습니다. 
 
원 전 장관은 1시간여 동안 식당과 카페 등을 들러 주민들과 악수를 하고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한 지지자는 원 전 장관에게 "이재명 대표가 안 좋은 일로 뉴스에 너무 많이 나온다. 후보(원 전 장관)가 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유세 현장을 지나가던 택시 운전사는 잠시 차량을 멈춰 세우고 원 전 장관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원 전 장관의 유세로 인파가 몰리자 불만을 표시한 한 남성은 "이곳은 야당세가 강하다. 백날 유세를 다녀도 찍는 놈들만 찍어주는 곳"이라며 "난 전라도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한 중년 여성은 한 카페에서 눈을 감은 채 원 전 장관의 악수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당대표로 선거를 지휘하고 있는 이 대표는 평일 저녁과 주말에 계양을 찾고 있습니다. 같은 날 이 대표 역시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목도리를 맨 채 길거리를 돌아다녔습니다. 이 대표가 유세 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현장에는 사인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지지자들로 가득했습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유세 도중 식당에서 식사하던 시민과 인사를 나누며 "설마 2찍은 아니겠지"라고 말하면서 막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2찍'은 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하는 의미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0일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 계산동 일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야권 지지층도 꼬집은 이재명 사법리스크한동훈 향한 기대감도
 
양당 후보는 표심을 다지기 위해 계양을 전통시장인 계양산전통시장을 자주 찾아 소통하고 있는데요. 계양을은 인천의 호남으로 불릴 정도로 전라도 출신 거주 비율이 높은데요. 시민들은 민주당을 지지하면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계양산전통시장에서 만난 20대 여성 권모씨는 "부모님,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삼촌까지 모두 전라도가 고향이라며 "관성적으로 찍던 당을 계속 찍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물론 이 대표가 잘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대표 자리에 왜 저런 사람이 앉아있나 속상하기도 하다"고 토로했습니다. 40대 남성 김모씨 역시 이 대표를 향해 "사람이 깨끗하지 않은 것 같다"며 "그래도 민주당 후보인데 찍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전했습니다. 
 
최근 공천 파동으로 민주당 내분이 극심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야권을 지지하는 40대 여성 강모씨는 "원 전 장관의 국토교통부 장관 시절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변경이 아직도 이상하다. 그런데 이 대표도 리스크가 많고 한숨밖에 안 나온다"며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적은데 이 대표가 공천을 잘했으면 원 전 장관이 (여론조사에서) 따라붙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원 전 장관이 지역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70대 남성 한모씨는 "여권 후보가 하겠다면 하는 것 아닌가"라며 "야권이 내놓은 것은 윤석열정부에서 그야말로 '약속'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여권 지지층은 지역의 변화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60대 여성 한모씨는 "송영길 전 의원 때부터 민주당이 쭉 당선됐는데 나아진 것이 뭐가 있는가"라며 "이 대표도 당선된 후 바꿔준 것이 없는데 또 찍어줄 이유가 있나"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계양을 주민들 사이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기대감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모씨는 "이 대표가 찔리는 것이 있고 무서우니 한 위원장과 1대1 토론을 피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나중에 한 위원장이 대선에 나와도 뽑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천=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최수빈 기자
SNS 계정 : 메일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