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습니다. 연준은 연말 기준금리를 4.6%로 전망해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했습니다.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우리 증시도 즉각 반응했지만, 변동성은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준금리 동결…6월 금리 인하 가능성 74.4% ↑
이날 연준은 올해 두 번째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동결 배경에 대해 연준은 "최근 지표에서 경제 활동은 견고한 속도로 확장했고 일자리 증가도 계속 견고하고 실업률은 여전히 낮다"라며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은 완화했지만 여전히 상승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경제 전망은 불확실해 FOMC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위험에 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연준은 올해 연말 기준금리를 지난 12월 예상치인 4.6%로 유지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전망하면서도 지난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이 확인되자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게 봤으나 점도표상 3회 인하 계획을 확인하면서 6월 이후 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6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전날 59%에서 FOMC 발표 이후 74.4%로 뛰어 올랐습니다.
다만 내년과 내후년 금리 전망치는 소폭 상향해 인하 속도가 느려질 것이란 시각을 보여줬습니다. 연준의 2025년 말 기준금리 전망은 3.9%로 작년 12월 예상치인 3.6%보다 소폭 상향됐습니다. 이는 내년에 3회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것으로, 기존 4회보다 한 차례 줄었습니다. 2026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도 3.1%로 앞서 발표한 2.9%보다 올랐습니다.
이날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개월 동안 울퉁불퉁한(bumpy) 인플레이션 지표를 봤고, 앞으로도 울퉁불퉁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근접해 가고 있다는 더 많은 지표를 확인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연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코스피 긍정적 흐름 기대…원화 강세 지속될 것
이날 FOMC 결과로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증시도 23개월 만에 장 중 2750선을 돌파하며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연준이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하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된 결과로 보입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은 물가 전망과 관련해 인플레이션 하락 추세가 바뀌지 않았다"라며 "'1~2월 물가지표에서 많은 신호를 끄집어내지 않았다'고 발언했는데, 투자자들은 향후 국채금리가 재차 상승해 증시가 제약 받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에 안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계획이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 국내 주식시장도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4월 중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후로 인플레이션 노이즈가 변동성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6월 금리 인하가 유효하고, 1분기 실적 시즌 기대감과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조합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 반도체와 저PBR주의 긍정적 순환매 장세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FOMC가 대단한 파급력을 가져오진 않았으나 궁극적으로 강한 경기 예상에도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됐다는 점에서 안도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며 "FOMC도 중요한 이벤트지만 그동안 박스권에 눌려있던 삼성전자의 반격, 마이크론의 호실적에 힘입어 당분간 코스피 상승세를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원화 강세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위험선호 심리 회복으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2시11분 현재 1325.9원에 거래 중입니다. 원달러환율이 1320원대로 떨어진 것은 5거래일 만입니다. 달러 약세 전환에 뉴욕상품거래소(NYMEX) 금 선물가격(4월물)도 트로이온스당 22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안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연착륙하고 금리 인하가 강도가 강하지 않다고 보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지만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수 있다"라며 "올해 달러화는 금리 인하 전후로 약세 흐름을 이어가다 4분기에는 흐름이 제한될 수 있고, 대선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소폭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