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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홍콩 ELS 자율배상 논의 본격화
우리·하나은행 이사회서 논의…신한·농협, 이사회 안건 상정 미정
입력 : 2024-03-21 오후 1:33:53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우리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이사회를 열고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 HSCEI)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자율배상을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마련한 분쟁조정 기준안에 따라 자율배상을 논의하는 것입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내부 검토를 거쳐 자율배상안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곧 열리는 이사회에서 홍콩H지수 연계 ELS 자율배상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은행은 22일 이사회에서 이에 대해 논의한 뒤 배상안을 결의할 예정입니다. 이날 이사회에서 자율배상 안건이 결정되면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자율배상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은행의 홍콩ELS 판매규모는 413억원에 불과해 다른 은행들에 비해 부담이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보니 선제적으로 배상안 결의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첫 만기 도래분의 손실률은 –45% 수준입니다.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라 첫 만기 도래분의 손실액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자율배상률은 50% 전후가 될 전망인데요. 이를 반영한 총 예상 배상금액은 100억원을 밑도는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하나은행은 오는 27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자율배상안을 논의할 방침입니다. 하나은행의 홍콩ELS 판매규모는 2조원 수준으로, 그중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7380억원입니다. 우리은행에 비해 규모가 커서 결정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구체적인 배상비율이나 안건 등에 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은행들의 자율배상안 준비와 발표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11일 차등배상을 원칙으로 하는 분쟁조정 기준안을 제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입니다. 당시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당사자와 판매자의 일방적인 책임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배상비율이 0~100%까지 나올 수 있다"면서도 "대부분의 경우 배상비율이 20∼60% 범위에 분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판매 잔액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은 내부 전수조사가 마무리되는대로 자율배상 논의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다만 판매금액이 7조8000억원에 달해 전수조사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제시한 기준에 맞춰 배상비율 등을 검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습니다.
 
신한은행은 이날 정기 이사회를 엽니다. 이 자리에서 홍콩 ELS 배상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판매잔액이 2조4000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인만큼 내부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판매잔액이 2조2000억원 수준인 NH농협은행도 오는 28일 이사회가 예정돼있지만 ELS 배상 논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한편 홍콩 ELS 가입자들은 금융당국이 마련한 배상비율이 불합리하다며 배상안 철회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홍콩 ELS 가입자 단체는 오는 29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4차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이들은 지난 15일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주요 은행 본점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열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투자 원금 전액 배상 등 계약 무효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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