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10명 중 2명 이상이 조국혁신당 등장 이후 "투표할 마음이 강해졌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40% 가까이가 '적극투표'로 의향이 변했습니다. 사천 논란으로 민주당 내홍이 극심해지면서 투표 의사를 접었던 야당 성향의 실망층이 대거 투표 참여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던 정권심판론도 다시 살아났다는 분석입니다.
26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25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6.6%는 '조국혁신당의 등장 이후, 이번 총선에서 투표할 생각이 달라졌는지' 묻는 질문에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투표할 생각이 강해졌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투표할 생각이 약해졌다"는 응답은 4.2%에 불과했습니다. "생각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응답은 66.0%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외 '잘 모르겠다' 3.3%로 조사됐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7.5%로 집계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13일 신당 창당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지난 3일 '조국혁신당'이란 이름으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세 확장에 나섰습니다. 조국 대표가 신당 창당을 선언한 직후인 지난달 17~18일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조사 결과를 보면, 지역구 투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43.2% 대 민주당 41.7%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후 조국혁신당 창당 시점과 맞물린 지난 2~3일 조사에선 민주당 44.5% 대 국민의힘 41.2%로 변화했습니다.
9~10일 조사에서 민주당 48.3% 대 국민의힘 37.5%로, 격차가 오차범위 밖인 10.8%포인트였습니다.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에서 조국혁신당은 24.6%를 기록,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16~17일 조사에선 민주당 44.9% 대 국민의힘 39.0%로 격차가 다시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지만, 이번 주 조사(23~24일 조사)에서 민주당 50.4% 대 국민의힘 35.3%로 민주당이 승기를 굳히는 모습입니다. 같은 기간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은 24.6%에서 29.4%로, 29.4%에서 29.1%를 기록하는 등 안착을 보였습니다.
결국 조국혁신당 등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다시 선거판으로 끌어들이면서 정권심판 기조를 되살렸고, 이는 공천 내홍에 허덕이던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가능해집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도피성 출국 논란과 MBC 등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겨냥한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등도 국민의힘에는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호남-PK, "투표 의사 강해졌다" 30%대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모든 세대에서 "투표할 생각이 강해졌다"는 응답이 20% 이상이었습니다. 20대 '달라지지 않았다' 69.1% 대 '강해졌다' 22.0% 대 '약해졌다' 4.5%, 30대 '달라지지 않았다' 66.6% 대 '강해졌다' 26.2% 대 '약해졌다' 3.6%, 40대 '달라지지 않았다' 68.3% 대 '강해졌다' 26.9% 대 '약해졌다' 1.6%, 50대 '달라지지 않았다' 65.5% 대 '강해졌다' 25.7% 대 '약해졌다' 5.6%, 60대 '달라지지 않았다' 68.8% 대 '강해졌다' 26.3% 대 '약해졌다' 3.2%, 70세 이상 '달라지지 않았다' 56.2% 대 '강해졌다' 33.3% 대 '약해졌다' 6.8%로 조사됐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호남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 "투표할 생각이 강해졌다"는 응답이 30%를 상회했습니다. 호남은 민주당의 안방이라는 점에서, 부산은 조국 대표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광주·전라 '달라지지 않았다' 54.5% 대 '강해졌다' 38.8% 대 '약해졌다' 4.2%, 부산·울산·경남 '달라지지 않았다' 61.4% 대 '강해졌다' 33.4% 대 '약해졌다' 3.2%였습니다. 이외 서울 '달라지지 않았다' 70.3% 대 '강해졌다' 21.8% 대 '약해졌다' 5.7%, 경기·인천 '달라지지 않았다' 70.9% 대 '강해졌다' 22.8% 대 '약해졌다' 2.7%, 대전·충청·세종 '달라지지 않았다' 63.4% 대 '강해졌다' 28.3% 대 '약해졌다' 5.2%, 대구·경북(TK) '달라지지 않았다' 63.1% 대 '강해졌다' 25.3% 대 '약해졌다' 6.0%, 강원·제주 '달라지지 않았다' 65.0% 대 '강해졌다' 22.8% 대 '약해졌다' 5.3%였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창당대회'에서 당대표 수락연설을 하던 도중 참석자 환호에 팔을 들어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도층-민주당 지지층, “투표 의사 강해졌다” 30%대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 30% 이상이 "투표할 생각이 강해졌다"고 답했습니다. 중도층 '달라지지 않았다' 58.8% 대 '강해졌다' 31.0% 대 '약해졌다' 4.3%였습니다. 보수층 '달라지지 않았다' 72.1% 대 '강해졌다' 22.8% 대 '약해졌다' 4.4%, 진보층 '달라지지 않았다' 70.2% 대 '강해졌다' 24.1% 대 '약해졌다' 3.8%였습니다.
지역구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달라지지 않았다' 72.9% 대 '강해졌다' 20.6% 대 '약해졌다' 3.0%, 민주당 지지층 '달라지지 않았다' 63.9% 대 '강해졌다' 30.7% 대 '약해졌다' 3.9%로, 지지 정당별로 조국혁신당의 등장 이후 투표 의향에 대한 의지가 다소 달랐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4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