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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시진핑 전화통화…대만해협·수출통제 '이견'
샌프란시스코 회담 후 5개월 만에 대화
입력 : 2024-04-03 오전 8:29:14
지난해 11월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파이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하고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기조에 공감했습니다. 다만 대만해협, 수출 통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평행선을 달리며 뚜렷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전 1시간45분간 전화 통화를 했숩니다.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대면 정상회담 후 두 정상이 직접 소통한 것은 약 5개월 만입니다. 두 정상은 대만해협 문제와 한반도 비핵화 등 양국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또 마약 퇴치 협력, 인적 교류, 군대간 소통, 인공지능(AI) 위험 완화, 기후 변화 등이 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남중국해의 법치와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지에 대한 중국의 지원과 유럽·대서양 횡단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지속적인 노력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이 미중은 충돌과 대결을 지양하고 "선을 넘지 않으면서 양국 관계의 전반적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는 전했습니다. 또 대만은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금지선)"이라고 밝혔고, 중국은 대만 독립 세력의 분리 움직임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만에 대한 "외부의 지원"을 거론하며 미국의 개입에 반대한다는 뜻도 재확인했습니다.
 
두 정상은 반도체 등 수출 통제에 대해서도 이견이 드러났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경제 분야에서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정책과 비시장적 관행을 지적하면서 "미국의 첨단 기술이 우리의 안보를 저해하는 데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계속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반도체 수출 통제 등 중국의 기술 발전을 막는 조처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시 주석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시 주석은 "미국은 중국에 대해 끝없는 경제, 무역, 기술 억압 조처를 취했고 중국 기업 제재 목록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주장하는 디리스킹(위험 제거)이 아니라 위험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억압하고 정당한 발전권을 박탈하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전했습니다.
 
이번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이 새롭게 합의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번 대화는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관계의 안정적 관리 의지를 재확인하는데 방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양국 관계의 안정을 꾀하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중국 신화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날 통화가 이뤄졌다고 전하며 "양국 정상이 양자관계와 양측이 공동으로 관심 있는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시 주석은 "두 대국은 서로를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며 상생을 위해 협력해야 하며, 안정되고 지속 가능한 길을 따라 계속 전진해야 하며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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