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주요 금융지주사 1분기 실적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충당 변수가 크게 작용할 전망입니다. KB금융은 작년 순익 규모에서 1위를 굳건히 지켰지만, ELS 배상 규모가 가장 큰 만큼 손실액 산정에 따라 신한금융에 자리를 내어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배주주 순이익 실적 컨센서스 전망치는 총 4조36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5334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리딩금융을 탈환했던 KB금융은 전년동기(1조4976억원) 대비 16.8% 하락한 1조2464억원의 순이익을 낼 전망입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1조3338억원으로 전년동기(1조3880억원) 대비 3.9%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전망치대로라면 KB금융의 1위 수성이 어려워 보입니다. 이어 하나금융 9607억원, 우리금융 8272억원으로 각각 12.8%, 9.2% 감소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금융지주사들의 1분기 실적이 급감한 원인으로는 ELS 관련 손실 배상이 지목됩니다. 홍콩 ELS 판매 은행들의 배상금은 총 2조원으로 예상되는데요. KB국민은행 1조원, 신한은행 2800억~3000억원, 하나·농협은행은 2000억원 중후반, 우리은행은 100억원대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최대 판매사인 국민은행의 배상액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핵심 계열사인 은행권 순위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PF 등 건설사 부실 우려에 따른 추가 충당금액도 변수입니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진행한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이 이번 내부 평가에서 반영되는데요. 이 경우 추가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합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후 국내 신평 3사는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CCC 투기 등급으로 일제히 강등한 바 있는데, 은행 내부 신용평가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은행권은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이 크지 않은 데다 지난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은 만큼 충당금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일회성 비용 요인에도 23년 중 발생한 대규모 대손비용 부담이 일부 완화될 것"이라며 "ELS 배상 관련 이슈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점도 변수인데요.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상승세도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KB금융의 NIM은 지난해 2분기 2.10%에서 3분기 2.09%, 4분기 2.08%로 줄곧 떨어지고 있습니다. 신한금융 역시 3분기 1.99%에서 4분기 1.97%로, 하나금융은 지난 2022년 4분기 1.96%에서 지난해 4분기 1.76%까지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은 1.92%에서 1.72%까지 낮아졌습니다.
4대 금융지주 외경 (사진=각 사 제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