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도봉구 쌍문역 인근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4·10 총선 사전투표가 5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세대별 투표율에 따라 막판 여야의 승패가 갈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와 50대는 민주당을, 60대 이상은 국민의힘을 선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핵심은 50대가 될 전망입니다. 총 4425만명 안팎의 유권자 가운데 50대는 817만명가량으로, 전체 세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50대가 이번 총선의 새로운 캐스팅보트로 급부상한 셈입니다. 이들의 투표율이 보수층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 유권자들만큼 높아진다면 총선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22대 총선 선거인수는 총 4425만1919명(재외국민 포함)입니다. 21대(2020년) 총선 선거인수 총 4399만4247명과 비교하면 약 0.6%(25만7672명) 늘었습니다. 세대별로 보면 18~19세 89만5092명(2.02%), 20대 611만8407명(13.83%), 30대 655만9220명(14.82%), 40대 785만7539명(17.76%), 50대 871만1608명(19.69%), 60대 769만5466명(17.39%), 70대 이상 641만4587명(14.49%)로 집계됐습니다.
50대, 2002년 당시 '노무현 지지'한 유권자
60대 이상 유권자로 보면 1411만53명(31.89%)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60대 이상 유권자 수는 이번 20~30대 이하 유권자 수(30.67%)도 앞질렀습니다. 역대 선거에서 60대 이상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세대의 유권자 비중은 보수진영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단일 세대별로 보면 50대 유권자가 전체의 20%에 가까운 19.69%로, 유권자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또 40대와 50대 유권자 수를 합하면 1656만9147명으로, 60대 이상 유권자 수(1411만53명)보다 200만명 이상 더 많았습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40대와 50대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은데 이러한 경향이 그대로 표로 연결될 경우, 진보진영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러 면에서 유권자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50대 유권자가 이번 총선의 키를 쥐고 있는 셈입니다.
전체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결국 총선 막판 세대별 투표율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관건은 50대 유권자들의 지지 방향입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40대와 함께 50대는 대체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습니다. 지난 2일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3월30~31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대상으로 지역구 투표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9.1% 대 국민의힘 39.6%였고, 세대별로 50대만 보면 민주당 56.7% 대 국민의힘 34.7%로, 민주당이 크게 앞섰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관 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 있을 땐 지역별로 보면 서울, 세대별로 보면 50대에서 표심 변화가 있었습니다. 실제 같은 기관의 6주 전 여론조사 결과(2월17~18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ARS 방식)에서 지역구 투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3.2% 대 민주당 41.7%였고, 세대별로 50대만 보면 국민의힘 44.1% 대 민주당 46.7%로 박빙이었습니다. 당시 민주당은 당내 공천 논란으로 지지층이 이에 실망해 등을 돌렸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50대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진 배경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함께 이명박·박근혜정부 등 보수진영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2002년 대선 당시 20~30대였던 유권자들이 20여년이 지난 지금 40대~50대 유권자가 되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향수를 공유하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기간을 거치며 보수 세력에 대한 불신을 축적한 세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 "경합 50곳 이상"…국힘 "55곳 3~4%p 차"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전체 선거구 254곳 중 '우세 110곳, 경합 지역 50곳 이상'이라는 자체 판세 분석 결과를 내놨습니다. 한병도 전략본부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표율이 65% 이상 되면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며 "또 40대와 50대 이하 연령대 분들의 사전투표율이 좀 더 높게 나타나는 양상이 있었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한 구도일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26곳과 충청권 13곳, 부산·울산·경남 13곳, 강원 3곳 등 전국 55개 선거구에서 3~4% 이내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양석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총선 판세 관련 브리핑을 열고 "그중 서울이 15곳, 인천·경기가 11곳 등 수도권이 26곳"이라며 "충청권은 13곳, 부산·울산·경남은 13곳, 강원은 3곳 등"이라며 "여기서 무너지면 개헌 저지선마저 뚫릴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석준 중앙선대위 상황실 부실장은 '투표율에 따른 판세 유불리'에 관해 "66%가 넘을 것으로 예측하는 분석을 봤다"며 "(투표율이) 높다고 어느 당에 유리하고, 나으면 어느 당에 유리하고 이런 것은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