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지상방산 부문 수주잔고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잔고가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올해 초 한국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이 통과로 국내 방산업계의 수출 걸림돌이 제거된 데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근국들이 국방 예산을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1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작년 지상방산 부문 수주잔고는 28조300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42.4%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치입니다. 전년 매출인 3조5863억원을 감안하면 7년치 일감을 쌓아놓은 셈입니다.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생산한 K9 자주포 모습. (사진=뉴시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부문 수주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월 수은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15조원에서 25조원까지 확대시켰습니다.
폴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규모 무기 수입을 추진 중이지만 무기 대금을 치를 현금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수은과 같은 한국 금융기관이 자금을 우선 대출해주는 형태로 폴란드에 지원과 실제 무기 대금은 차후에 회수하는 방식을 취해 왔습니다.
하지만 기존 현행법에서는 수은의 특정 개인과 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 40%로 제한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6조원은 이미 폴란드에 선대출되면서 한도가 모두 소진돼 국내 방산업체들의 2차 수출길이 불투명했지만 해결된 겁니다.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 폴란드 잔여 물량에 대한 2차 계약 체결될 확률도 함께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K9 자주포 출고를 작년 40여대에서 올해 60여대 이상으로, 천무 다연장로켓(MLRS)도 17대에서 30여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폴란드 K9, 천무 납품 목표치는 각각 60대, 30대 이상으로 변화없다"며 "이집트와 호주 K9 개발매출도 일부 인식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폴란드 외 1조2000억원 규모의 루마니아향 K9 자주포 54문 수주도 기대를 낳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루마니아는 국방비 예산을 늘리며 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루마니아 정부는 올해 국방 예산을 작년 대비 45% 증액한 208억달러(약 28조원) 규모로 편성했습니다. 이 중 자주포 도입을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품이 최종 후보로 선정돼 계약이 막바지 단계입니다. 루마니아 경제사절단은 지난달 방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본사에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포함한 주요 임원진들과 미팅을 갖기도 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A1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