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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양정철·김종민까지…야권·여론 떠보기에 혼선 가중
총리·비서실장 후보군만 10여명…윤 대통령, 총선 후속 인사 '난항'
입력 : 2024-04-17 오후 5:30:20
왼쪽부터 박영선 전 장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권발 인적쇄신 카드로 '야당 인사 3인방'이 거론되자,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4·10 총선 참패 이후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정치권은 온종일 술렁였습니다. 신설될 정무특임장관으로는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의 이름이 거론됐습니다. 야당 인사들은 "여론 떠 보기이자 간 보기"라고 비판했습니다. 여당에서도 "당 정체성에 배치된다"며 부정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인적쇄신이 더 혼선을 빚을 전망입니다. 
 
야당 3인방 기용설에 정치권 '발칵'
 
<TV조선>과 <YTN>은 17일 오전 한 총리 후임으로 문재인정부 시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냈던 박 전 장관을, 이 실장 후임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 전 원장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YTN>은 후임 총리와 비서실장 외에도 신설될 정무특임장관에는 김 의원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파장이 일자,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의 언론 공지를 통해 "검토된 바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뉴시스> 보도에서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황당하다"고 전면 부인했습니다. 다만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박영선·양정철을 비롯해 김종민까지 모두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은 맞는다"고 전했습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엇갈린 입장이 나온 겁니다.
 
정치권에선 후임 총리와 비서실장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는 대통령실이 야당과 여론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인사 정보를 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최근 총리와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만 무려 10여명입니다. 대표적인 총리 후보군으로 권영세·주호영 의원, 박주선·이주영 전 국회 부의장, 김병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이 거론됩니다.
 
비서실장 후보군엔 장제원·정진석 의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있습니다. 총리와 비서실장 후보로 함께 거론되는 인물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등입니다. 여기에 더해 박 전 장관과 양 전 원장까지 여야를 가리지 않고 후보군 이름이 폭넓게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소설" "금시초문"…당사자 일제히 부인
 
결국 야권 내 분위기와 여론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전술로 분석됩니다. 총리 임명의 경우 국회 인준이 필수로, 야당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사실상 결정권을 쥐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후임 총리는 정무적 감각과 함께 협치와 소통 능력을 가진 인사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회의 동의가 필요가 없는 임명직입니다. 다만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과 국회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임명할 때 대야 관계와 여론 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후임 총리·대통령 비서실장·정무특임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야권 인사들은 하나 같이 "소설"(박영선 측), "무리한 보도 같다"(양정철), "금시초문"(김종민)이라고 밝혔습니다.
 
여야 내부도 크게 술렁였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정체성' 문제를 지적하는 인사가 많았습니다.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권영세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보수 유권자들의 생각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다 좋은 분들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야당에선 "야당 파괴 공작", "여론 떠보기"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야당 파괴 공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끔찍한 혼종"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과 가까운 '박영선·양정철'…중용 가능성 '미지수'
 
일각에선 윤 대통령과 해당 인사들의 관계를 생각했을 때 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박영선 전 장관은 국회 법사위 의원 시절부터 검사였던 윤 대통령과 가깝게 지냈다고 합니다. 박 전 장관은 지난해 4월 미국 국빈방문 당시 윤 대통령의 하버드대 강연 현장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박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측근인 김한길 위원장과도 가깝습니다.
 
양정철 전 원장은 문재인정부 시절 윤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추천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지난 2020년 10월 말 대검 국정감사에서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총선 이후 민주당에서 사퇴하라는 얘기가 나왔을 때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서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고 전해주셨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때 '적절한 메신저'가 양 전 원장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김종민 의원은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인사라는 점에서 향후 정무특임장관직 신설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의 동의를 얻기에 나쁘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정무특임장관 신설은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 인적쇄신을 앞둔 윤 대통령은 이날 공식 일정 없이 장고를 거듭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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