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이상은 차기 국무총리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대통령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기용을 검토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했습니다. 성별과 연령, 지역, 진영을 불문하고 이들의 기용을 '반대'하는 응답이 우세했습니다.
23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29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6.2%는 '박 전 장관과 양 전 원장의 기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16.7%에 불과했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27.2%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7%로 집계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TV조선>과 <YTN>은 지난 17일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해 차기 국무총리에 박 전 장관, 비서실장에 양 전 원장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정부 인사들로, 윤 대통령 내외와도 막역한 사이로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실이 곧장 공식 부인하고 나섰지만 여진은 이어졌습니다. 정치권도 크게 술렁였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협치를 빙자한 협공"이라며 배경과 저의를 의심했고,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 내에서도 '정체성 훼손'이라는 부정적 평가들이 쏟아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22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발탁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직접 브리핑을 갖고 5선의 중진이자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인 정 의원은 새 비서실장으로 소개했습니다. 비서실 재정비를 시작한 윤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에서 후임 총리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예정입니다. '협치'를 명분으로 이 대표에게 총리 추전을 제의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제1당인 민주당이 인준을 거부할 경우 총리 인선이 어려워지는, 현실적 이유도 있습니다.
70세이상도 절반 이상 "반대"…영·호남 모두 '반대' 우세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모든 세대에서 두 사람의 기용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우세했습니다. 20대의 경우 찬성 12.3% 대 반대 36.8%인 가운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50.9%로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30대 찬성 19.8% 대 반대 50.1%, 40대 찬성 11.0% 대 반대 63.9%, 50대 찬성 16.3% 대 반대 67.0%로, 민주당 세대별 기반인 40대와 50대에서 60% 이상이 반대했습니다. 이어 60대 찬성 20.0% 대 반대 59.5%, 70세 이상 찬성 21.6% 대 반대 55.5%로,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와 70세 이상에서도 절반 이상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박영선·양정철 기용'에 반대하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반대 응답이 60%에 달했고, 여권의 안방인 영남에서도 절반 가까이가 반대했습니다. 광주·전라 찬성 13.2% 대 반대 58.9%, 대구·경북(TK) 찬성 16.8% 대 반대 47.9%, 부산·울산·경남(PK) 찬성 20.1% 대 반대 48.9%였습니다. 이외 서울 찬성 15.3% 대 반대 60.8%, 경기·인천 찬성 14.9% 대 반대 58.5%, 대전·충청·세종 찬성 18.7% 대 반대 56.3%, 강원·제주 찬성 26.1% 대 반대 56.4%였습니다.
왼쪽부터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중도층 51.9% "반대"…양당 지지층도 '반대' 우세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 절반 이상이 두 사람의 기용에 반대했습니다. 중도층 찬성 14.4% 대 반대 51.9%였습니다. 보수층 찬성 19.2% 대 반대 60.6%, 진보층 찬성 17.8% 대 반대 58.6%로, 양 진영 모두 반대 의견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찬성 20.3% 대 반대 55.4%, 민주당 지지층 찬성 16.3% 대 반대 62.0%로, 양당 지지층 모두 반대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4년 3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