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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의 엔터읽기)민희진은 테디를 꿈꿨나?
입력 : 2024-04-25 오후 2:16:55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민희진은 테디를 꿈꿨을까요? ‘본가(하이브(352820))’에 반기를 든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진짜 속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민 대표를 두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에서 독립한 더블랙레이블의 테디와 비교하기도 하는데요. 산하 레이블로 시작해 본가에 맞먹는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성장한 테디의 선례가 민 대표에게 어떤 꿈을 꾸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좌)민희진 어도어 대표 (우)더블랙레이블 대표 테디. 사진=뉴시스
 
더블랙레이블, ‘본가(YG)’ 에 준하는 성장
 
단순 업계 관계자들의 입담인지 실제 실현가능성 있는 얘기인지 알기 위해 더블랙레이블이 무엇인지 테디가 누구인지에 관해 먼저 알아봅니다. 
 
테디는 1998년 ‘양군기획’ 소속 아티스트 원타임으로 데뷔한 아티스트로 YG엔터로 사명이 변경되기 전 ‘양군기획’ 최고 흥행IP였습니다. 원타임 인기 원동력은 테디의 프로듀싱 능력이었는데 이를 알아본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원타임 해체 후 YG엔터 대표 IP(빅뱅, 2NE1, 블랙핑크 등) 모두를 테디 손에 맡깁니다.
 
그러다 2016년 테디는 YG엔터 소속 아티스트 앨범 제작을 담당하던 더블랙레이블 수장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이후 2020년 본격적인 회사 재정비와 지분 정리를 거쳐 YG엔터로부터 벗어난 독립체(YG엔터가 더블랙레이블 지분의 21% 소유)로 더블랙레이블을 성장시킵니다.
 
현재 더블랙레이블은 상장을 준비 중인데요. 기업 가치는 1조원대로 알려집니다. 24일 종가 기준 YG엔터의 시가총액이 약 8000억원대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입니다. 엔터 업계에서 1조원이 넘는 회사는 하이브와 JYP Ent.(035900), 에스엠(041510) 단 세 곳 뿐입니다.
 
(좌)방시혁 하이브 의장 (우)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하이브
 
양현석과 테디의 신뢰, 방시혁과 민희진의 불신
 
테디의 사례는 분명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양 프로듀서라면 민희진 대표는 테디인 셈인데요. 방 의장은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민 대표를 데려와 하이브 산하에 레이블 어도어를 만들어 내줬습니다. 양 프로듀서가 테디에게 더블랙레이블을 맡긴 것처럼요. 당시 하이브는 어도어에 16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지분 100%를 확보했고, 작년 민 대표가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18%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어도어 경영진이 보유한 2%까지 포함해 현재 어도어 지분은 하이브가 80%, 민 대표와 경영진이 20%를 보유 중입니다.
 
일단 여기까지는 민 대표와 테디의 행보가 크게 다르진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이후부터 행보가 엇갈립니다. 테디는 양 프로듀서와의 20여년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양 프로듀서의 박수를 받으며 지분 정리를 통해 회사를 독립했지만 민 대표와 방 의장 관계는 고작 4년이 조금 넘는 업무적 관계가 전부일 뿐입니다. 방 의장 입장에서는 아직 박수칠 준비가 안 됐을텐데요.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이 제기되니 속이 많이 쓰렸을 겁니다.
 
업계 관계자는 “민 대표가 추구한 방향성을 유추해 보면 YG엔터와 더블랙레이블 관계성에 가까운 듯 하다”면서 “민 대표가 더블랙레이블의 테디를 꿈꿨을 수도 있지만 현실은 '제2의 피프티피프티' 사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됐다”고 아쉬워했습니다.
 
팩트가 무엇인지는 민 대표 본인만이 알 것입니다. 정말 ‘뉴진스 엄마’로서 애정이 넘치다 보니 이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인지, 아니면 너무 이른 시기에 제2의 테디를 꿈꾸다 덜미가 잡힌 것인지 현재 상황에선 누구도 팩트를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민 대표의 ‘진짜 속내’가 후자였다면 민 대표가 간과했던 점이 뼈아픈 실책으로 남을 듯 합니다.
 
양 프로듀서와 테디 간의 긴 세월과 그 속에서 쌓인 신뢰, 그것을 간과한 게 가장 큰 실책이었다는 뜻입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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