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김창수 매직
’으로 통하던 패션기업
F&F(383220) 주가가 부진한 모습입니다. 올해초 주가와 비교해 40% 가까이 밀렸고, 시가총액은 1조원 가까이 증발했습니다. 증권가에서도 F&F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낮아진 눈높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패션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던 김창수 회장의 매직이 더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창수 F&F 대표이사. 사진=F&F
메인 IP 실적 악화
지난 19일 F&F는 코스피 시장에서 전날보다 1900원(2.91%) 떨어진 6만3400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달 1일 7만6500원으로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9일 만에 20%가량 빠진 셈입니다. 1월 2일 새해 개장을 8만7300원으로 했으니 4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37%가 빠졌습니다. 이 기간 증발한 F&F 시가총액은 9156억원대에 달합니다.
1조원대에 가까운 돈이 허공으로 사라진 이유, 실적 악화가 가장 큽니다. F&F작년 4분기 매출액은 58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 감소한 144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올해 1분기 상황도 녹록치 않습니다. 올해 1월 5일부터 리포트를 발간한 총 14곳의 증권사는 F&F 목표주가를 대부분 하향 조정했는데요. 한화투자증권이 가장 낮은 9만2000원을 제시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1일 F&F의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 전망하며 “F&F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9% 늘어 날 것 같지만 영업이익은 14.6%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실적 부진 이유로는 시중 물가 상승으로 인해 의류 등 경기 소비재에 대한 소비 여력 반등 부족을 꼽았습니다. F&F 보유 브랜드 국내 매출도 모두 ‘마이너스’ 성장으로 예측했습니다. MLB -23%, MLB키즈-6%, 디스커버리 –3%입니다.
메리츠증권은 F&F 1분기 영업이익이 10.8%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고, SK증권도 영업이익 9.8%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키움증권은 “신규 흥행 브랜드 부재로 당장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인 가운데 내수 부진, 신사업 투자 등도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드라마 IP 불투명성
증권사마다 F&F 주력 사업인 패션에 대해 ‘마이너스’ 전망치를 내는 가운데 투자 사업인 드라마 사업 역시 이렇다 할 반등 조짐이 나타나진 않고 있습니다.
F&F는
2022년
3월
235억원을 투자해 드라마 제작사 빅텐츠 지분
50.77%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획득했습니다
. 빅텐츠(210120)는
2022년 지상파
(2편
), 종편
(1편
), 케이블
(1편
) 등
4편의 드라마를 제작해 총
17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작년에는
5억
4000만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 작년
KBS2 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
’ 한 편만 선보인 빅텐츠는 올해도
MBN편성이 확정된
‘완벽한 가족
’ 한 편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빅텐츠 주가 역시
1만
5000원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 빅텐츠는 작년
8월
17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고
, 당일 종가는
2만
6000원대 였습니다
. 시총
828억원대 규모였지만
8개월만인
4월
22일 현재
490억원대로 줄어들었습니다
. 김창수 회장 입장에선 인수 투자금을 넘어서는 손해만 본 셈입니다
.
‘IP사업의 귀재’로 불리며 손대는 브랜드마다 글로벌 성공을 일궈낸 김창수 회장의 ‘매직’. 더 이상 시장에선 통하지 않는 걸까요.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가운데 패션과 드라마 제작 모두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