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차전지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각되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중국 배터리업체들까지 가세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2750만달러(약 370억원)에서 2030년 400억달러(약 53조4600억원)로 급성장할 전망입니다.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사진=삼성SDI)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이 뛰어나 '꿈의 배터리'로 불립니다.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전자가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킵니다. 여기서 전자의 이동을 촉진하는 게 전해질인데요. 현재 전기차에 주로 장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해질은 모두 액체로 돼 있습니다. 온도가 상승하거나 충격이 가해지면 쉽게 모양이 변형되고 분리막을 뚫고 가연성 액체인 전해질이 새어나올 수 있는데 이러면 화재의 위험도 높아집니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꿔 쉽게 변형되지 않고 누액 발생 확률도 낮아 화재 위험성 줄어듭니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배터리의 효율도 좋아져 1회 충전시 주행거리도 늘어납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꾸준히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구축을 마친
삼성SDI(006400)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SK온은 2029년,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2030년을 각각 양산 목표 시점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다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이는 개발에 매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당장 3사는 북미 지역에 대규모 시설투자에 나서는 등 총 25조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할 계획입니다.
한국 정부도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지원을 위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1172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중국 정부 지원금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일본은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 출원이 가장 많은 데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일본 기업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20% 회복을 목표로 총 54조5000억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중국에 밀리지 않으려면 신규 기술 개발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중국 CATL이 29.8%로 1위입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 16.0%, 중국 BYD 11.1%, 삼성SDI 9.3%, SK온 5.0%순입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앞으로 전기차의 단점이 사라지고 보급 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산 배터리가) 가격경쟁력에 최근에는 품질까지 우수해지면서 배터리업계도 품질 및 기술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