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네카쿠배당’으로 불리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당근마켓은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입니다.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기업을 조사했을 때 늘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기업들이죠. 이러한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취재를 이어오면서 눈길이 갔던 회사가 있는데요. 바로 ‘당근마켓’입니다.
당근마켓의 서비스명인 ‘당근’은 지금 우리 사회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는데요. ‘당근’이라는 단어는 어느새 고유명사로, 중고거래를 일컫는 말이 됐습니다. “당근이세요?”라는 말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니까요.
지난 2015년 설립된 회사로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업력을 갖고 있는 당근마켓은 그간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왔습니다. 네카쿠배당으로 불리는 다른 플랫폼 기업과 다르게 기업 전반을 흔드는 리스크도,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상황도 적었죠. 주력 서비스가 중고거래다 보니 사용자들로 인한 구설은 있었지만, 서비스 자체가 문제가 된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서비스 특성상 수익을 내기 쉽지는 않은 구조로 적자가 계속 이어져 왔는데요. 지난해 드디어 국내 당근마켓 본사가 첫 흑자를 내며 빛을 보게 됐습니다.
당근은 그간 적자 상황이 이어진 와중에도 글로벌에 시선을 두고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국내 시장도 중요하지만 서비스 확장에 따른 성장성을 글로벌에서 본 것인데요. 2019년 영국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과 캐나다, 일본 등에 진출한 상태입니다.
한국에서 창업 8년 만에 흑자를 본 만큼 글로벌 사업에서도 단기간에 수익을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당근은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목표를 글로벌로 정한만큼 당근은 글로벌 투자 기조를 더욱 확대한다는 목표입니다.
당근마켓 캐릭터 '당근이'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시장에서의 당근의 성장세는 ‘진격의 당근’이라고 묘사할 수 있을 만큼 괄목상대합니다. 당근의 글로벌 서비스 ‘캐롯(Karrot)’은 지난 5월 캐나다에서 가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현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수 기준 전체 7위에 올라서는 기염도 토합니다. 단기 손익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 수를 늘려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당근의 전략이 어느 정도 통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중고거래 플랫폼’이 아닌 ‘지역생활 커뮤니티 플랫폼’이라는 당근이 지켜온 정체성을 고려하면 전망도 밝습니다. 국내 당근 이용자들의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후 펼쳐질 커뮤니티 활동에 대한 성장세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큰 리스크 없이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글로벌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성장할지 모를 일입니다. 언젠가 북미에서 “Are you carrot?”이라는 말이 대세가 되는 상황도 마냥 상상만으로 치부하긴 어려울 것 같네요. 모쪼록 당근이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에서 토종 IT 기업의 역량을 입증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