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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또 '2인 체제'…첫 작업은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이진숙 방통위원장·김태규 상임위원 취임
입력 : 2024-07-31 오후 9:33:43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사상 초유의 ‘0인 체제’에 놓였던 방송통신위원회가 31일 위원장과 부위원장의 ‘2인 의결 체제’로 복원됐습니다. 방통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5명으로 구성돼야 하는데요. 여권 성향의 ‘2인 체제’를 통해 전체회의를 소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갖추게 됐습니다. 이에 ‘이진숙 방통위’는 위원장 임명 첫날부터 여권 추천 이사가 다수를 점하지 못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와 한국방송공사(KBS) 이사 선임안을 의결하는 등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임명했습니다. 이상인 전 방통위원회 부위원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방통위 상임위원에는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임명했습니다.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면직 이후 방통위의 수장은 최근 13개월 동안 직무대행을 포함해 7차례 교체됐는데요.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이동관·김홍일 전임 방통위원장의 자진사퇴에 대해 “정치적인 탄핵을 앞두고 방송과 통신 정책이 중단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두 분의 큰 희생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면서 야권의 탄핵 공세를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언론이 공기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건전한 ‘사회적 공론’의 장이 돼야 할 공영방송이 바로 그러한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라며 공영방송을 정조준했는데요. 
 
그러면서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공영방송이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공영방송의 공공성 및 공정성 확보를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다”라며 △공영방송 및 미디어의 공공성과 공정성 재정립 △미디어콘텐츠 혁신성장 기반 마련 △디지털미디어 동행사회 구현 등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전임인 김홍일 전 위원장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계획안 의결을 이어받으면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속전속결로 나서는 모습인데요. 특히나 공영방송 이사의 임기 만료까지 다가오는 상황입니다. 방문진 이사 9명의 임기는 8월 12일, KBS 이사 11명의 임기는 8월 31일까지입니다. 이에 방통위는 이미 지난 11일까지 방문진과 KBS 이사 지원자 접수를 받았으며 지난 19일 이사 지원자에 대한 국민 의견까지 접수 완료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을 연 지 불과 6시간 만인 오후 5시에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의결에 나섰는데요. 방통위는 비공개로 제34차 전체회의를 열고 △방통위 부위원장 호선에 관한 건 △위원 기피 신청에 관한 건 △KBS 이사 추천 및 방문진 임원 임명 관련 후보자 선정에 관한 건 △KBS 이사 추천 및 방문진 임원 임명에 관한 건 총 4건을 의결했습니다.
 
회의는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는데요. 방문진에 대해서는 이사 6명, 감사 1명을 임명했습니다. 방문진 이사 명단에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자문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임우영법률사무소 변호사, 허익범 법무법인 허브 대표변호사가 올랐습니다. 방문진 감사에는 성보영 쿠무다SV 대표이사가 임명됐습니다. 방문진 이사 3명과 감사 1명은 향후 3년간 직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하고 방송법 제46조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하는데요. 방통위는 KBS 이사로 권순범 현 이사,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서기석 현 이사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 총 7명을 추천했습니다. 
 
이렇듯 5인 합의체 기구인 방통위는 수개월째 2인 체제에서 남영진 전 KBS 이사장과 정미정 전 EBS 이사 해임 등 굵직한 안건들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있습니다. 다만 야권은 앞서 방통위의 2인 체제 가동 시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 발의 방침을 내세운 바 있는데요. 31일 이 위원장 임명 강행이 이뤄지자 야권은 당장 1일 발의를 예고하고 나선 상황입니다.
 
일각에선 이 위원장이 윤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임명된 단기 위원장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데요. 박성제 전 MBC 사장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정권에게 이진숙은 가장 악역이 필요한 시기에 한 번 쓰고 버리는 카드”라며 “이번 방통위원장은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들을 윤 정권에 충성하는 자들로 임명해 버리고 탄핵당하기 전에 사퇴하는 것이 임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여권을 중심으로는 이 위원장은 전임 위원장들과 달리 탄핵소추안의 부당성을 강조하고자 끝까지 버틸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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