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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역대급 실적에도 임단협 난항
노조 '5.1%' 대 사측 '1.9%'
입력 : 2024-08-05 오후 2:14:41
[뉴스토마토 민경연 기자] 은행권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을 딛고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노사의 시각 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이전 교섭보다 한 발짝 물러서고도 이견은 여전합니다. 
 
임금 상승률 눈높이 차이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지난 1분기 홍콩 H지수 ELS 관련 손실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4대 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6조8500억원 대비 1.9% 증가한 6조9838억원입니다. 그러나 실적과 관계 없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사측 대표기구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금사협) 간 단체교섭은 눈높이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금융노조와 금사협은 4월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대표단교섭 4차례, 실무교섭 15차례 등 총 19회 교섭을 진행했습니다. 지난달 24일 진행된 제4차 산별중앙교섭에서 금융노조는 최초 제시했던 임금 인상률 8.5%에서 낮춘 5.1%를 최종 제안했습니다. 금융노조는 수정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2.5%와 물가상승률 2.6%를 고려한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2021~2023년 발생한 실질임금 저하를 감안해 추가했던 3.8%가 제외된 값입니다.
 
금사협은 지난 3차 교섭에서 제시한 1.5%에서 소폭 상승한 1.9%를 제시했습니다. 금사협 관계자는 "임금 인상률 제시에는 물론 실적도 포함돼 있지만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도 고려해야 하고, 은행권 임금 수준이나 미래 불확실성 등 다방면에 대한 고려가 포함돼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은행권 임금 인상에 비판적인 여론도 여전한 상황입니다. 금사협 관계자는 "성과와 관계 없이 외부 시선을 아무래도 신경쓸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4대 시중은행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1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9% 올랐습니다. 또한 최근 은행권의 높은 실적이 계속해서 이어진 고금리 기조로 인한 것임을 고려할 때, 실적이 올랐다고 해서 마냥 임금을 인상하거나 성과급을 높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금융노조는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다른 산업이나 업종에서 타결된 임금 인상률과 비교하면 오늘 사용자 측이 제시한 수정안은 최소한의 성의도 없는 수준"이라며 "금융노동자의 실질임금 하락을 두고 보겠다는 것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임금 협상이 타결된 타 금융권을 보면 삼성증권은 4.9%, 현대카드는 7% 인상에 합의했습니다. 
 
은행권이 2분기 홍콩 H지수 주가은행권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노사의 시각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노동시간 단축 등 단체협상도 난항 
 
노동시간 단축 등 단체협상 안건에서도 난항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3차 교섭에 이어 금융노조는 주 4.5일제 도입 영업시간 단축 청년 채용 확대 본사 이전 및 지점 폐쇄 시 노동조합과 합의 사회공헌기금 조성 등을 요구했습니다.
 
노조는 주 4.5일제 도입 및 영업시간 단축과 관련해 일자리 확대를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에서는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견해입니다. '본사 이전 계획 통지 의무' 및 '본·지점 및 영업 점포 이전 폐쇄 시 노동조합과 합의' 안건에 대해서도 사측은 "경영권에 속하는 내용으로, 노동조합과 합의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4차 산별교섭에서 노사 간 의견차가 좁혀진 안건은 배우자 출산휴가와 난임휴가 관련한 내용에 그쳤습니다.
 
금융노조는 교섭 결렬 선언 이후 지난 지난달 2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중노위의 조정은 근로조건 결정 주장 불일치로 인해 갈등이 발생한 경우 이뤄집니다. 중노위 조정 단계에서도 협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단체 쟁의행위까지도 가능합니다. 중노위 조정 기간은 통상 10일, 공익사업은 15일입니다. 당사자 합의에 따라 각각 10일, 15일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역대 금융노사 산별교섭 중 중노위 조정을 통해 협상이 타결된 사례는 없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중노위 조정 이후 추가적인 교섭과 11일간의 철야농성 끝에 9월 하순 임금 인상률 2.0%로 잠정 합의를 맺었습니다. 2022년에는 산별교섭 결렬 이후 조정을 거쳐 9월16일 총파업을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2차 회의에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긴 하지만, 올해가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이 같이 있는 해다보니 최대 총파업까지 생각을 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상황 변화에 맞춰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체협상 또한 난항을 겪고 있다. 주요 쟁점인 주4.5일제에 있어 사측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은 금융노조의 총파업 모습. (사진=뉴시스)
 
민경연 기자 competiti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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