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대한축구협회를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문체부는 지난달 축협을 상대로 한 기초조사를 마친 뒤 문제점이 발견돼 감사로 전환했습니다.
이번 내부 조사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지시에 따른 것입니다. 유 장관은 그간 축구협회 자율성을 존중해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계에 다다랐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 대상은 두 가지입니다. 국가대표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었는지와 축구협회 운영이 협회장에 의해 독단적으로 이뤄졌는지 입니다.
실제로 대한축구협회는 사단법인이었다가 올해부터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되며 문체부 감사 대상 기관이 됐습니다. 문체부가 감독 선임절차부터 협회 운영까지 들여다보겠다고 나서면서 정몽규 협회장을 향한 문체부의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아직 방식과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문체부는 "대표팀 감독을 감사하겠다는 게 아니라 홍 감독 선임 절차도 축구협회 운영에 포함되는 만큼, 선임 과정이나 절차가 축구협회 내부 규정을 준수했는지 살펴보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장미란 문체부 2차관도 "많은 분이 축구협회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감사를 통해 국민들의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축협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이후 대표팀을 맡을 감독을 물색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외국인과 국내파 감독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황선홍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김도훈 감독에게 임시로 지휘봉을 맡기기도 했습니다.
5개월 넘게 감독 선임 절차가 지연됐고, 지난 7일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맡았던 홍명보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이에 축협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인 박주호 해설위원마저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발언해 파문은 문체부 감사로까지 퍼진 것입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습니다. 지난달 축구협회 임원회의에 참석했지만, 별도 대응을 논의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회장의 침묵이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