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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저어새' 개체수 증가했지만..
인천저어새네트워크 "개체수 늘었지만 서식지 감소"
입력 : 2011-04-22 오전 10:39:59
[뉴스토마토 최우리기자] 저어새의 영어이름은 'Black-faced spoonbill'이다.
 
넙적하고 긴 부리를 물 속에 넣고 좌우로 저으면서 먹이를 먹는 모습이 마치 주걱을 사용하는 것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한때 3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아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됐던 저어새의 개체수가 올해는 1848개체가 관찰되면서 5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저어새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는 국내 인천·경기 지역 서식지가 감소한다는 주장도 꾸준하다.
 
국립생물자원관은 94년부터 저어새 보전을 위해 동아시아 국가들과 공동으로 월동지 동시조사, 번식지 조사, 서식지 보호활동 등을 해왔다.
 
올해 월동지 동시 개체수 조사는 지난 1월 한국, 일본, 중국, 홍콩, 마카오, 타이완,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 등 10개국이 참여했다.
 
이들 나라중 저어새가 가장 많이 확인된 국가는 타이완으로 홍콩, 일본, 중국 순으로 나타났다.
 
'여름철새'인 저어새가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최북단지역인 우리나라는 제주도 등지에서 26개체가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저어새 이동의 중간 기착지 등을 분석하고 서식지역의 국제적 보호를 목적으로 2010년부터 인공위성을 이용해 저어새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캄보디아지역에서 새롭게 발견되면서 좌표 수신지역을 정밀조사하고 캄보디아 활동도 연구에 포함할 방침이다.
 
저어새 밀도는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지만 1999년과 2009년, 그리고 올해 일부 감소했는데 번식지역의 폭우나 월동지역에서의 한파 등 기후변화와 월동지 먹이 감소 등의 이유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번식지인 저어새의 보전활동을 위해 인공위성을 이용해 저어새의 이동경로를 분석해 중간기착지와 월동지의 서식지 환경을 밝히겠다"며 "저어새의 국제적인 보전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저어새 보호활동 중인 '인천저어새네트워크' 측은 국내 저어새 서식지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저어새는 3월 중순부터 11월까지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다 월동지인 대만 인근으로 가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을 인천, 경기만 갯벌에서 지내며 번식한다.
 
그런데 강화도 조력발전소 건설과 인천 송도 갯벌 매립 등으로 저어새의 대부분 서식지가 교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저어새가 많이 찾았던 강화도 남단 각시바위는 2009년이후 계속 저어새 번식이 실패하고, 최근에는 아예 둥지를 틀지 않는 것이 관찰됐다.
 
한강하구 DMZ 인근 유도에서도 매년 100여 개 이상의 둥지가 확인돼왔지만 최근 서식빈도가 대폭 줄었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90년대 중반 이후 개체수가 늘어난 건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저어새 서식지가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정 사무처장은 또 "매년 인천 송도 남동공단 유수지 섬에 저어새가 둥지를 틀고 있는데 그 곳은 수질환경도 등급외 수질일 만큼 서식지로는 매우 열악한 곳"이라며 "정부가 대체서식지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성공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무분별한 개발사업의 중단을 촉구했다.
 
전세계에서 약 2000개체 내외로 동아시아에서만 볼 수 있는 저어새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의 적색목록에 멸종위기로 구분돼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최우리 기자 ecowoor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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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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