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 중 콘텐츠가 핵심으로 부상한 가운데 콘텐츠미래전략포럼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로 콘텐츠 진흥 업무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구 정보통신부(이하 정통부) 인사를 중심으로 C-P-N-D 생태계를 통합구축하기 위한 ICT 독임부처 설립 요구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차기정부 기구 개편을 앞두고 정통부를 뒤이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 문화부의 갈등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병민 건국대 교수는 16일 콘텐츠미래전략 11차 정기포럼에서 ‘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한 통합적 지원체계 마련안(이하 보고서)’을 통해 콘텐츠 거버넌스와 관련한 세 가지 세부안을 제시했다.
◇시나리오1: 문화부처(문화예술, 저작권)와 ICT 가치사슬 총괄 대부처
이는 현행 문화부에 방통위의 방송통신 진흥업무를 이관 받아 합친 형태로 방통위 개편을 전제로 한다.
방통위에 대해선 규제 정책의 공정성·독립성 확보를 위해 방송·통신 규제와 심의 기능을 담당하는 별도 독립규제위원회를 신설하자고 보고서는 쓰고 있다.
다만 단말기(D) 부분은 콘텐츠산업과 직접 연관이 없기 때문에 산업부처가 진흥을 맡게 하고 문화부 업무 중 관광산업은 ICT와 차별성이 크고 창조산업 핵심인 만큼 가칭 ‘창조관광산업진흥청’을 외청으로 설립하자고 밝혔다.
이 안은 “신문·방송, 방송·통신, 콘텐츠·미디어의 융합에 대응하고 통합적 미디어정책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시나리오2: 문화부처(문화예술, 저작권)와 방송산업 진흥업무의 지원 일원화
이는 현행 문화부에 방통위의 방송관련 지원 기능을 합친 형태다.
인프라에 해당하는 통신을 제외한 미디어 관련 방송산업 진흥업무를 문화부에 통합해 문화부를 중심으로 콘텐츠 관련 진흥업무를 일원화 하자는 것으로, 방통위 입장에선 IPTV 콘텐츠, 편성과 외주제작, 방송광고, 방송정책, 이용자 보호 등 방송산업 기능이 문화부처로 이관되는 셈이다.
다만 방송관련 규제는 문화부 통합에서 제외하자고 보고서는 밝혔다.
◇시나리오3: 문화부처(문화예술, 저작권) 중심 콘텐츠 진흥정책만 일원화
이는 방통위와 문화부가 중복 지원하고 있는 방송통신콘텐츠 관련업무를 문화부로 일원화 하는 안이다.
이를 테면 방통위는 방송사의 방송프로그램 제작을 지원하고 문화부는 독립제작사의 방송프로그램 제작을 지원하는 등 중복되는 분야가 있는 만큼 이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안에 따르면 방송(콘텐츠), 동영상(VoD), 포털,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관련 업무가 방통위에서 문화부로 이관된다.
보고서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방송콘텐츠도 문화콘텐츠의 주요 장르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관련 진흥 기능을 일원화 할 필요 있다”고 밝혔다.
◇“콘텐츠 진흥 총괄할 기구는 필요”
이 교수는 “(거버넌스 안을 제시하는 게) 조심스럽다”면서도 “우선 고려할 건 정책 일관성을 위해 비효율성을 없애고 공정성을 견지하며 산업과 문화를 조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규제를 최소화 하고 진흥을 최대화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날 콘텐츠 생태계를 범정부 차원에서 총괄 진흥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지금의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와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통합해 대통령 직속 `창조산업진흥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기구에서 콘텐츠산업 진흥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심의·조정을 맡게 하자는 주장이다.
또 이를 뒷받침할 법안도 다듬을 필요가 있다며 문화산업진흥기본법ㆍ콘텐츠산업진흥법ㆍ문화예술진흥법ㆍ방송법ㆍ지식재산기본법 등 콘텐츠 관련 법률의 중복요소를 삭제해 ‘창조산업기본법’을 제정, 콘텐츠 규제의 로드맵으로 삼자고 밝혔다.
◇차기정부 출범 앞두고 문화부 vs 방통위 갈등?
콘텐츠미래전략포럼은 콘텐츠의 산업적 가치를 조명, 정책에 접목하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콘텐츠업계와 관련학계 인사 70여 명이 이름을 올렸고 위원장은 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와 송승환 한국뮤지컬협회장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행사는 문화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했다.
이번 포럼은 문화부 쪽에서 거버넌스 개편안을 처음 제시한 것으로 이목을 끌었다.
안문석 위원장은 행사 인사말에서 “ICT쪽은 다음 정부 출범 앞두고 각종 포럼을 만들어 대선주자들 초청도 하고 직접 코멘트도 한다”며 “콘텐츠는 특히 중요한데 사람들이 점잖아서 그런 것인지 강력하게 주장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콘텐츠가 성장동력이다, 지금의 추세로는 콘텐츠 생태계가 황폐화 된다, 다양성이 살아 숨쉬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정책 내용 만들고 문서도 돌리고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