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대기업 계열이 아닌 국내 중소 바이오디젤 업체들 사이에서 정부의 형평성에 어긋나는 정책과, 정유사 눈치 보기로 기업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석유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수입산 경유에 바이오디젤 혼합의무 면제, 할당관세 면제 등 혜택을 제공하면서, 수입산 경유의 국내 점유율이 점차 높아져 국내 중소형 바이오디젤 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29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디젤 시장은 정부가 폐자원을 활용하고 대기 환경을 개선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2007년부터 자동차용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섞어 팔도록 했다.
정부는 바이오디젤은 폐식용유와 콩기름, 유채기름 등 식물성 기름으로 만드는 친환경 에너지로 2007년부터 해마다 0.5%씩 혼합비율을 올려 지난 2012년에 3%까지지 높이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지만 2010년 이후로 혼합비율은 2%대에 머물고 있다.
이 회사들 중 지난 2010년 7개, 2011년 2개 회사가 폐업하면서 현재는 15개의 회사가 남아있다. 이마저도 대기업 계열사와 SK에너지와 GS칼텍스 등 정유사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4곳(JC케미칼, 엠에너지, 단석산업, ECO솔루션)을 제외하면 나머지 회사들은 휴업을 통한 비용 절감 등으로 명맥만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바이오디젤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3년 새 업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로 정부가 작년 4월에 발표한 '석유제품시장 경쟁촉진 및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꼽았다.
개선방안이 실제 시행된 지난해 7월부터 석유전자상거래용 경유에는 수입량 15만㎘ 초과시에만 적용하던 바이오디젤 혼합의무를 일괄 면제, 할당관세 면제, 환급급 등 세금 혜택을 제공을 통해 기름값을 낮춰 혼합 면제를 받는 수입산 경유 유통이 크게 늘어 공급물량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국내 바이오디젤 업체들은 공급 물량 감소, 가격경쟁력 상실 등 직격탄을 맞아 업체 수가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바이오디젤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1년 기준으로 보면 작년 수입산 경유로 인해 10% 정도 공급물량이 감소했다"며 "국내 대형 정유사에 납품할 수 있는 업체들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바이오디젤 혼합률 인상계획에 따라 업계는 증설로 생산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지만 혼합률은 오랫동안 2%에서 정체돼 있다"며 "게다가 전자상거래에 따른 공급량 감소로 가동률까지 떨어진 가운데 바이오디젤업체들이 정유사로부터 납품입찰을 따내기 위한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바이오디젤 업체들도 정유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유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편인 대형 자영 주유소 대리점 납품은 대리점에서 바이오디젤 업체들에 ℓ당 670원의 세금을 전가해 시장 진입 자체가 여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정유사들은 세금 문제를 직접 처리하기 때문에 영세한 중소 바이오디젤 업체들은 정유사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영세한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들이 갑작스레 문을 닫아 공급 안정성에 문제가 있었다"며 "정유사 입장에서는 수급 안정을 위해 직접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도 "바이오디젤 혼합률을 당분간 늘릴 계획은 없다"며 "향후 시장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 바이오디젤 업계관계자는 "정부의 잘못된 수입산 경유 정책과 국내 바이오디젤 업체들의 정유사 눈치 보기를 부추겼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