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현대오일뱅크 노사가 전 임직원의 임금동결을 선언했다.
현대오일뱅크는 18일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과 김태경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 구로구 소재의 직영 주유소에서 '2013년 임금동결 선언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권오갑 사장(오른쪽)과 김태경 노조위원장(왼쪽)이 서울 구로구 현대셀프주유소(직영)에서 올해 대기업 첫 임금동결을 선언하며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오일뱅크)
업계는 현대오일뱅크의 임금동결 선언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장기화와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시장 침체 등 경영환경이 갈수록 불확실해 지는 상황에서 다른 대기업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번 임금동결 선언은 현대오일뱅크 노조 대의원들의 의결을 통해 임금동결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올해 임금협상을 앞두고 노동계의 주목 받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노조는 지난 4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대의원 대회를 갖고 임금동결을 의결해 임금동결을 통한 고통분담 의지를 회사에 전달했다.
현대오일뱅크 노조가 임금동결을 결정한 것은 IMF 경제위기가 발생한 1998년과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세계 금융위기가 불어 닥친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로, 노조가 최근 경영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김태경 노조위원장은 "노조 스스로 임금동결을 결정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며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회사의 경쟁력과 조합원의 고용안정에 무엇이 도움이 될 것인지 고민했고, 이러한 취지를 살려 전체 대의원들의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2013년 현대오일뱅크는 윤활기유 사업, 오일터미널 사업, 제2 BTX 등 미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중요한 한 해"라며 "원유정제에 치우쳐 있는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노조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임금동결 이상의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