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역사와 문화, 환경 자원을 두루 갖춘 서울시 성북구가 역사문화지구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다. 궁극적인 지역발전을 위해 무분별한 개발 대신 창조적 보존의 길을 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성북동 역사문화지구 지구단위계획수립' 사업을 추진 중인 성북구청은 지난 15일 기자 대상으로 성북동의 문화자원들을 소개하는 성북투어를 진행했다.
◇간송미술관에 대해 소개하는 간송 전형필의 손자 전인건씨(사진=김나볏기자)
소개된 곳은 일제 강점기에 만해 한용운이 조선총독부를 등지고 북향으로 지은 집인 심우장, 삼청각과 함께 최고급 요정의 양대산맥을 이루던 대원각에서 사찰로 변모한 길상사,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박물관이자 고(故) 전형필 선생의 애틋한 미술품 사랑을 엿볼 수 있는 간송미술관 등이다. 역사적 맥락이 읽히는 문화명소들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점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성북동이 서울과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로 바뀔 것으로 본다"며 "국적불명이 된 삼청동처럼 개발하면 안 된다. 성북동은 최대한 보존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구청장은 "외국VIP를 접대할 때도 강남보다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있는 간송미술관 근처 게스트하우스에 데려오는 게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적 약 147만㎡인 성북구 성북동은 역사문화지구 사업에 따라 지난해 9월20일부터 2015년 9월19일까지 약 3개년 간 개발행위가 제한된다. 이 기간 동안 성북구청은 성북동을 중심으로 체험 중심 인프라 구축, 관광컨텐츠 개발, 문화예술자원 보존 및 활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제강점기 만해 한용운의 집 심우장(사진=김나볏기자)
성북동 곳곳에는 이종석 별장, 최순우 옛집, 이태준 가옥, 마포 최사영 고택, 서울 한양도성 등 풍부한 문화자원을 활용해 역사문화관광 거점이 조성될 예정이다. 북촌, 삼청동과 이어지는 전통문화관광벨트를 연계하는 한편, 테마 별 관광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이 밖에 문화유산의 복원 및 관리, 문인·화가·예술가 등의 거주지 보존관리 등에도 나선다.
지난해 7월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현재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자문과 주민설명회를 모두 거친 상태다. 성북구청은 오는 6~7월 중 구 도시계획위원회 자문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상정을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