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백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아시아 전역에 출판된 정은궐의 베스트셀러 <해를 품은 달>이 뮤지컬로 탈바꿈돼 관객을 만난다.
이다엔터테인먼트와 쇼플레이가 공동제작한 창작뮤지컬 <해를 품은 달>은 오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대형뮤지컬로 제작된 이 작품의 스태프 전체 수는 무려 100명에 육박한다. 연출은 <그리스>, <판타스틱스>를 선보였던 정태영이 맡았고, <스페셜레터>의 작가 박인선이 원작소설을 토대로 대본과 가사를 새로 썼다. 작곡과 안무는 <스트릿라이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원미솔, 정도영이 각각 담당한다.
(사진제공=쇼플레이)
이번 뮤지컬에는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 스타 배우는 없지만 가창력을 갖춘 실력파 배우들과 참신한 신예들이 대거 참여했다. 김다현·전동석이 조선시대 가상의 왕 ‘이훤’으로, 성두섭·조강현은 훤의 배다른 형인 ‘양명’으로 분한다. 훤과 사랑에 빠지는 ‘연우’ 역에는 전미도·안시하가 캐스팅됐다.
극은 총 20부작의 원작 드라마를 2시간 30분으로 무대에 담아냈다. 아무래도 생략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드라마 속 절절한 감성을 고스란히 느끼기는 힘들다. 무대 전환이 무려 70번에 달하는 등 극은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무대만의 문법을 읽는 것이 이 뮤지컬의 감상 포인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무대 전면에 드러나는 우리나라 전통 조각보다. 대형 조각보가 여러 겹으로 겹치면서 훤과 연우의 엉킨 인연을 상징한다. 이 밖에 한국적인 정서와 동시대적 감수성을 동시에 담기 위해 화려한 군무, 팝 오케스트라 음악 등이 대동됐다.
(사진제공=쇼플레이)
지난 9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상원 이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많은 부담감을 갖고 만든 게 사실"이라며 "무대 위에서만 볼 수 있는 <해를 품은 달>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태영 연출가 역시 "드라마와 가장 많이 다른 점은 관객과 직접 만나는 것"이라며 "드라마가 워낙 예쁘고 재미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뮤지컬 무대 만의 문법을 통해 시청각으로 관객을 잡지 못하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 연출은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은 음악, 배우, 무대, 소품이 모두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작품"이라며 "조각보 외에도 탈, 살풀이, 무녀들의 공간 등의 설정을 통해 무대 만이 보여줄 수 있는 판타지와 상징을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적인 색채를 전면에 내세운 창작뮤지컬 <해를 품은 달>은 국내 공연 외에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노리고 있다. 손상원 대표는 "용인에서 초연할 당시 일본 관계자들이 왔었다"면서 "무대적 표현과 배우들의 연기와 가창력에 놀라고 갔다"고 말했다. 올해 12월 일본 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중국 등과도 현재 협의 중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