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제 꿈은 패션디자이너입니다."
"저는 패키징 디자인에 관심이 있어요."
29일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드림 그림 인텐시브 아트 캠프 2013’ 현장.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기 전 참가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분야를 소개했다. 보석 디자인, 애니메이션, 팝아트, 서양화, 광고 디자인 등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용어가 꽤 구체적이다. 공통점은 모두가 미술 분야 용어라는 점이다.
'드림 그림 인텐시브 아트 캠프 2013'는 저소득층 초·중·고 미술 장학생 20명을 대상으로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인 한성자동차가 주최한 문화예술 캠프다. 주관은 한국메세나협회에서 맡고 있다. 지난해 한국메세나협회는 지역아동센터와 학교의 협조를 통해 미술 부문에 재능 있는 학생들을 소수 정예로 선발했으며, 이들을 상대로 2회째 여름 아트 캠프를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한국메세나협회)
이날 아트 캠프의 첫 수업은 채진숙 미디어 아트 작가가 'LED 조명을 활용한 미래주의 패션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이날의 공통 과제는 LED를 활용한 옷 만들기로, 일종의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를 시연하는 것이다.
강사의 간단한 강의와 설명이 끝나자 아이들의 손에는 천, 장식물 같은 옷의 기본재료 외에 릴리패드(LED 컨트롤러), USB시리얼 변환기, 전도성 실, LED, 건전지 등의 첨단 재료들이 쥐어졌다. 5개의 조로 나뉘어 회의에 돌입하는 모습이 제법 진지했다. 각 조마다 배치된 멘토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소통과 이해를 돕는 역할을 맡았다.
◇예술교육 지원, 어릴 때 시작하는 게 좋아
북적거리는 캠프장소를 돌아다니다 보니 참가자 중 가장 어린데도 불구하고 무척 열성적인 정다운 학생(초6)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에서 보니 정군은 작품 컨셉트를 종이에 깨알같이 적어놓고 그에 맞춰 꼼꼼히 작업 중이다. 작품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하자 "같은 조의 형과 함께 역할을 분담해서 로봇 모양 신발을 만들고 있다"며 "태양열로 빛을 내는 환경친화적인 신발"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신발 외에 모자, 치마, 조끼를 만드는 아이들도 있었다. "우리 조 모델은 너무 예쁘다"는 말을 연발하던 우민주 학생(고2)은 만들려는 작품에 대해 "우주의 블랙홀과 은하수를 모자 위에 검은색 천과 LED로 표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션디자인을 공부하고 싶다는 송예림 학생(중1)은 "치마를 리폼 해본 적은 있지만 처음부터 만들어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어렵다"면서도 작업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예술교육 지원은 아이들의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덜 해 예술 수업에 집중할 수 있고 진로에 대한 고민도 폭 넓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의 예술창작 작업과 별도로 미술교육 강의를 꾸준히 나간다는 채진숙 작가는 "조각이나 패션 디자인 등에 LED를 접목해 다양한 수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강의를 다니다 보면 재능 있는 아이들을 많이 만난다"면서 "특히 어린 친구들일수록 집중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저소득층 미술장학생 지원, 세심한 배려 필요
저소득층 가운데 미술영재를 조기 발굴하고 꾸준히 지원하려면 무엇보다도 지원하는 주체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성자동차의 '드림 그림 인텐시브 아트 캠프 2013'은 문화예술을 통한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드림 그림 인텐시브 아트 캠프 2013'의 프로그램 기획과 강사 섭외를 맡은 소란 커뮤니케이션의 최유리 기획팀장은 "한성자동차와 오랫동안 일을 해왔는데 한성자동차는 일회성 아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장학사업으로 연계해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지원을 한다"면서 "이번 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멘토들도 사실 한성자동차로부터 장학금 혜택을 받고 미술계열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캠프는 오는 31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첫날 수업인 패션디자인 외에 드로잉과 회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그래픽 디자인 등 아이들의 적성과 관심사를 고려한 다양한 수업들이 예정돼 있다.
이밖에도 한성자동차는 한국메세나협회의 협조 아래 이들 미술 장학생에게 매월 장학금을 지원하고, 전국 대학교 미술·디자인 학부 대학생 20명을 '희망 멘토단'으로 선발해 장학생들의 관심사에 맞춰 '찾아가는 멘토링'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 주말문화예술체험, 유명 아티스트 멘토링, 재능기부 행사, 전시회 등을 통해 장학생들이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돕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대학 입학 등을 이유로 드림 그림 장학생 6명이 장학생 활동을 끝냈고, 그 자리를 대신해 새로운 장학생 6명이 추가 선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