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국가대표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졌던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여전히 대표팀과 엇박자를 냈다.
아르헨티나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2014 브라질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2-1로 이겼으나 전반적인 경기력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사진=로이터통신)
메시는 이날 소속팀에서와 달리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주로 뛰었다. 최전방이 아닌 다소 내려온 위치에서 공을 잡고 있는 시간이 많았다. 직접 공을 몰다 동료와 2대1 패스를 노리는 장면이 나왔다.
메시가 후반 20분 터뜨린 골도 동료와 2대1 패스를 시작으로 돌파에 성공해 나왔다. 패스를 받은 메시는 수비수 1명을 제친 뒤 골대 구석으로 가는 낮게 깔린 슛으로 득점했다.
하지만 메시는 득점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전반을 마쳤다. 최근 몇 년간 보여준 바르셀로나에서의 움직임에 미치지 못했다. 자신이 경기를 풀기 위해 전방으로 연결하는 패스는 자주 끊겼다.
활동량도 둔했다. 메시는 이날 8.169㎞만을 뛰었다.
메시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기에서도 6.8km만 뛰어 '산책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메시가 막히면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아르헨티나 또한 '스타군단'이란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전반 2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아드 콜라시나츠(살케04)의 자책골이 아니었다면 더욱 힘든 경기를 펼쳤을 것이다.
다만 아르헨티나의 알레한드로 사베야 감독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미드필더인 막시 로드리게스(뉴웰스)와 수비수인 우고 캄파냐로(인터밀란)를 빼고 공격수인 곤살로 이과인(나폴리)과 미드필더인 페르난도 가고(보카주니어스)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하면서 아르헨티나의 공격이 조금씩 풀렸다.
메시는 이날 득점으로 2006 독일월드컵 이후 623분(8경기) 만에 골을 기록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는 골을 넣지 못했다.
그는 1986년 이후 28년 만에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브라질월드컵 내내 메시의 경기력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대표팀에서 경기력이 소속팀에서 뛸 때보다 못하다"는 지적은 메시 스스로 풀어야 과제로 여전히 남았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22일 이란과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