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의 모습.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홍명희, 김은하, 윤송미, 리예경, 정유리, 라은심, 김남희, 위정심, 김은향, 김윤미, 김은주. ⓒNews1
[인천=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꽁꽁 감쳐줬던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이 모습을 드러냈다. 중앙 수비수 김남희(20)와 중앙 미드필더 김은주(21)가 이끄는 '중앙 라인'이 눈길을 끌었다.
세계 최강 전력이라는 화끈한 공격력 못지않게 이들이 이끄는 중원과 수비진은 촘촘했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5시 인천 남동럭비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C조 1차전 베트남과 경기에서 김윤미(2골), 김은주, 리예경, 정유리의 골에 힘입어 5-0으로 이겼다.
북한은 압도적인 신체 조건과 이를 바탕으로 한 빠르고 힘 있는 플레이로 시종일관 베트남을 압도했다.
김남희와 김은주가 중앙을 꽉 틀어막았다. 이번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18명 중 막내급에 속하는 이들은 중원과 후방에서 팀을 짜임새 있게 다듬었다. 이런 탄탄함을 바탕으로 북한은 오른쪽 미드필더인 위정심(17)을 주로 활용한 공격 전개를 했다.
김남희는 중앙에서 수비를 이끌었다. 가장 최후방에서 모든 수비라인을 조율했다. 벤치에 앉아 있는 김광심 감독과의 소통도 그의 몫이었다. 김남희는 163cm로 중앙 수비수치고는 신장이 크지 않음에도 공중볼에 강했다. 양쪽 측면에서 이따금 뚫리면 그 빈자리를 메우는 것도 발빠른 김남희의 역할이었다.
김남희는 지난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여자축구대회 한국과 경기에서 지소연(첼시레이디스)이 경기 도중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자 마사지를 해줘 축구팬들의 눈길을 끈 바 있다.
김은주는 중원에서 힘을 보탰다. 이날 벤치에 앉은 골키퍼 조윤미(173cm)를 제외하면 그는 가장 큰 선수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김은주는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공격을 전개하는 빌드업과 수비라인 앞에서 포백을 보호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페널티킥도 도맡아 찼다. 김은주는 전반 20분 페널티킥으로 팀의 2번째 골을 넣었다. 전반 26분에 찬 페널티킥은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왔다. 김은주는 지난해 동아시안컵에서 지소연을 제치고 최우수선수상(MVP)를 수상한 검증된 선수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은 오는 20일 같은 장소에서 홍콩과 C조 예선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