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평소 강조하던 '멀티 플레이어'를 십분 활용하며 아시안컵 최다 득점을 자랑하고 있는 호주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7일 저녁(이하 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 호주와 경기에서 전반 32분 이정협(상주상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정협은 이근호(엘자이시)가 왼쪽 측면에서 낮게 올려준 크로스를 몸을 날려 오른발을 갖다 대 골문 안으로 집어넣었다.
이 경기 전까지 2경기에서 8골을 넣어 아시안컵 국가 중 최다 득점을 자랑하던 호주는 대표팀의 수비에 막혀 득점 행진이 멈췄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1-0'으로 이기며 A조 1위를 차지한 대표팀은 오는 22일 오후 4시30분 호주 멜버른에서 B조 2위와 8강전을 치른다.
B조 2위는 오는 18일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우즈베키스탄전 승자가 차지한다.
◇포옹하는 슈틸리케 감독(제일 왼쪽)과 이정협. ⓒNews1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2장의 교체 카드를 부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썼다. 전반 35분 박주호(마인츠)가 상대 팔꿈치에 얼굴을 가격당해 5분 뒤인 40분에 한국영(카타르SC)을 투입해야 했다. 후반 4분에는 구자철(마인츠)이 공중볼 경합 도중 상대 선수로부터 목을 맞아 손흥민(레버쿠젠)을 예상보다 일찍 꺼내 들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에게 주어진 나머지 1장의 교체카드를 적절히 활용해 호주의 파상 공세를 틀어막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30분 오른쪽 미드필더 한교원(전북현대)을 빼고 중앙 수비수 장현수(광저우푸리)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투입하는 마지막 전술 변화를 택했다.
지난해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장현수를 눈여겨본 슈틸리케 감독은 종종 수비형 미드필더로 그를 중용할 수도 있음을 밝혀왔다.
개최국 호주가 후반 25분에 로비 크루스(레버쿠젠)와 팀 케이힐(뉴욕레드불스)을 동시에 교체 투입하며 노골적으로 동점골을 노리자 슈틸리케 감독은 평소 준비해왔던 것을 꺼내 든 것이다.
게다가 습도 80%가 넘는 무더위에 선수들이 지친 모습을 보이자 더는 추가 득점이 어렵다는 판단을 빨리 내린 셈이다.
결국 최전방 공격수 이정협을 제외하고 전부 수비에 집중한 대표팀은 추가 시간 6분까지 이어진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진현(세레소오사카) 골키퍼는 후반 42분 골과 다름없는 크루스의 슈팅을 막아내 지난 1차전 오만과의 경기 이후 다시 한 번 승점 3점을 지켜내는 선방을 펼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