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박주영(30)의 FC서울 복귀가 결정된 가운데 K리그 무대에 돌아온 배경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FC서울은 "박주영과 3년간 계약을 맺었으며 빠른 적응을 위한 본격적인 발맞추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2005년 입단해 2008년 여름까지 서울에서 뛴 박주영은 7년 만에 K리그 친정팀 품으로 돌아온다.
최근 알샤밥(사우디아라비아)과 계약 해지를 약속한 박주영은 꾸준히 서울과 입단 조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수 감독 또한 지난 5일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박주영과 꾸준히 통화는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측은 "박주영의 가세로 중앙 스트라이커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최용수 감독의 전술운영과 팀 전력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울은 2013년 K리그 득점왕인 데얀(베이징궈안)을 떠나 보낸 이후 팀 득점이 계속 줄었다. 2013년 59골을 기록했던 서울은 지난 시즌 42골에 그쳤으나, 달리 뾰족한 수를 내지 못했다. 올해는 시즌 개막 직전 에스쿠데로를 장수세인티(중국)에 내주면서 최전방 공격수 자리가 더욱 비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주영의 합류는 '공격수 갈증'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책으로 꼽힌다.
박주영도 유럽 진출에 대한 열망을 잠시 접고, 우선 축구선수로서 그라운드에 서는 것에만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축구 관계자는 "박주영이 최근 중동리그에서의 활약도 미미하고, 적지 않은 나이에 접어들면서 K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 측은 "이적동의서 같은 서류 절차만 남았으며, 연봉은 거의 백의종군 수준"이라고 답했다.
박주영이 지닌 마케팅적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다. 서울 측은 "2005년 입단 당시에도 박주영 신드롬이 일었다"면서 "다시 한 번 대형 스트라이커의 활약으로 서울은 물론이고 침체된 K리그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하 서울 단장은 "박주영이 서울에서 부활하면 한국 축구가 잃어버린 자산을 하나 되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K리그는 이동국(전북)과 차두리(서울)를 제외하면 리그 흥행을 이끌 만한 국내 선수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박주영의 복귀는 서울을 떠나 리그 전체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호재로 꼽힌다.
박주영이 다시 K리그에서 뛰는 모습은 다음달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측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알샤밥과 박주영의 계약을 해지한 뒤 K리그 선수 등록을 해야 한다"면서 "4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14일 전북과 홈에서 개막전을 갖는 서울은 내달 4일 제주, 15일 대전과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다음달 12일 인천과의 경기가 원정인 것으로 감안할 때 박주영의 복귀 시점은 제주, 대전과의 홈경기로 압축되고 있다.
한편 박주영은 서울에서 뛴 4시즌(2005년~2008년) 동안 69경기에서 23골을 터뜨렸다. 2008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프랑스 1부리그 AS 모나코로 이적할 때까지 K리그의 대표적 공격수로 떠오른 동시에 축구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1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로 이적하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아스널에서 그라운드보다 벤치에 있는 모습이 더 많이 보이는 등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스페인 셀타 비고와 잉글랜드 2부리그인 왓포드를 전전하다 지난해 10월 알샤밥 유니폼으로 갈아입었으나, 역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FC서울에서 뛸 당시 박주영의 모습. (사진=FC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