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토종차 공세에 지난달 두달 연속 7%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29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7월 현대차 4.8%, 기아차 2.7%씩의 점유율을 보이며 점유율 합계 7.5%를 기록했다. 상반기 한때 10%를 돌파한 것에 비해 좀처럼 살아나지 못 하는 분위기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현지 토종업체들의 판매량 급증과 경쟁 글로벌 업체들의 판매가 인하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월 8.8%의 점유율을 기록 후 다음달 9.9%까지 끌어올렸다. 이어 3월과 4월 10%대에 올라섰지만, 5월에 다시 9.1%로 소폭 하락한 뒤 지난 6월 올 들어 최저치인 7.3%를 기록했다.
각 사별 분위기도 비슷하다.
현대차(005380)는 지난달 총 5만416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32.4% 판매량이 감소했고
기아차(000270) 역시 3만8대를 기록하며 33.3% 급감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가 전 세계 판매량의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뼈아픈 대목이다. 최근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멕시코 등의 신흥시장에서 6개월 연속 두자리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전 중인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기도 하다.
반면,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지난달 중국 내 판매량은 30만대를 돌파하며 1년만에 10% 이상 상승했다.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현지 점유율 1, 2위를 기록 중인 폭스바겐과 GM이 지난해 7월에 비해 27.2%, 14.2%씩 판매량이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독주에 가까운 행보다.
이 같은 현지 업체 강세에 현대·기아차는 한 층 공격적인 대응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전략 차종 위주 판매 확대 정도의 대안을 제시하며 다소 관망조로 일관했던 것과 달리, 신차의 조기 투입, 판매가 인하, 인사 단행 등을 시행하고 나섰다.
최근 현대차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는 투산ix(현지명 ix35)와 싼타페의 가격을 각각 최고 2만위안(약365만원), 3만위안(약 545만원)씩 낮췄다. 지난 4월 국내에 출시된 신형 투싼 역시 다음 달 중국에 출시된다.
전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올해 최고치인 31.6%의 비중을 기록한 SUV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내년 초로 알려진 기아차의 신형 스포티지 조기 투입설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중추절과 국경절 등 연휴가 몰려있는 9, 10월은 중국시장에서 대표적인 호재로 작용하는 만큼 보다 공격적 기조로 돌아선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대응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토종 업체들의 판매량이 1년새 10% 이상 증가했다. 사진은 중국 산둥성 제너럴 모터스 합작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미니밴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사진=AP/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