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시장 국산·수입차 부문에서 장기집권해 온
현대차(005380)와 BMW의 점유율이 심상치않다. 비록 지난해 각 분야 1위를 지켰지만 예년에 비해 흔들리는 '절대강자' 입지를 발 빠른 친환경차 카드로 수성한다는 방침이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와 BMW는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각각 71만4121대, 4만7877대를 판매하며 국산차와 수입차 시장 점유율 39.0%, 19.63%씩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17년만에 40%선이 무너졌고, BMW 역시 4년만에 20% 아래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지난 1998년 39.4%의 점유율을 보인 이래 2000년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해왔다. 2001년 48.4%를 시작으로 2004년 49.3%로 정점을 찍은 뒤 2009년까지 줄곧 40% 후반의 점유율을 이어갔다.
하지만 2010년대 수입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점유율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2010년 42.4%로 떨어진 점유율이 내내 반등하지 못하다 마침내 지난해 40%선이 무너진 것. 지난 2014년 69.3%를 기록하며 70%선이 무너진 현대·기아차 점유율 합계 역시 지난해 67.7%로 전년 대비 1.6% 하락한 상태다.
지난 2009년부터 수입차 시장 왕좌를 지켜온 BMW도 지난해 2위 메르세데스-벤츠에 불과 0.36%포인트 앞선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지켰다. 2012년 양사 점유율이 6% 가량 차이났던 점을 감안하며 겨우 수성에 성공한 셈이다. 실제로 BMW는 지난해 10월 벤츠에게 연간 누적 판매량을 역전 당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국산차 시장이 급격한 수입차 성장에 따라 점유율을 잃었다면, 수입차 시장은 유종과 구매계층 다변화에 따라 판도가 바뀌고 있다. 과거 '수입차=고가차'라는 인식에 중장년층이 주도하던 고급세단 중심 시장이 각종 관세 철폐와 각 사별 엔트리급 차량 출시로 젊은 소비자층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폭스바겐 디젤사태 여파로 소비자 관심이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친환경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또한 독일산 디젤에 편중됐던 시장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이처럼 수년간 굳건히 유지돼온 점유율선이 붕괴된 양사는 올해 반등을 위해 나란히 친환경차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대차는 오는 14일 첫 하이브리드 전용모델인 '아이오닉'을 공식 발표하고, BMW도 상반기에만 뉴 X5 xDRIVE 40e, 뉴 330e, 뉴 740e 등 3종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출시하며 친환경 라인업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과거에 비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높은 점유율로 지탱해온 각 분야 선두 기업의 이미지를 발 빠른 미래이동성 분야 진출·투자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BMW 관계자는 "완성차 시장에서 판매량과 점유율은 분명 브랜드 파워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지표지만 잠시 주춤한 점유율과 판매량만으로 해당 브랜드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향후 자동차 산업이 바라보는 미래이동성 분야에 얼마나 발 빠르게 대응하고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느냐가 해당 브랜드가 가진 진정한 힘"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현대차와 BMW가 선보이는 친환경차 아이오닉(왼쪽)과 X5 xDRIVE 40e .사진/각 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