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현대차그룹이 첫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공식 출시하고 친환경 시장 패권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3만대를 시작으로 내년 7만7000대를 판매, 토요타 프리우스의 독주에 제동을 걸 겠다는 포부다.
현대차는 14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아이오닉의 출시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하이브리드 모델에 올 하반기 전기차(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친환경 모델 전용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절대강자인 프리우스의 경쟁 모델을 자처하고 나선만큼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연비는 물론 안정성, 주행 성능, 가격 측면 경쟁력 모두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류장승 국내마케팅 실장 이사는 "지난해 말 미국 시장에 출시된 신형 프리우스의 경우 연비가 52mpg인데 아이오닉은 57mpg 수준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의 최고 덕목인 연비에 있어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mpg는 미국 연비 기준으로 통상 1mpg에 0.43을 곱하면 리터당 주행 가능한 km로 환산된다.
그는 이어 "특히 아이오닉은 기존 하이브리 모델이 연비를 위해 성능을 다소 희생하던 기조에서 벗어나 6단 DCT 변속기, 안전 사양 대거 탑재 등을 통해 운전재미와 안전성을 강화하고 세제 혜택 등을 반영하면 프리우스 대비 600만원 가량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프리우스의 가격은 3140만원, 아이오닉은 2495만원 수준이다.(주력 트림 기준)
아이오닉은 현대차그룹 뿐만 아니라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의 친환경 전용모델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비록 지난해 국내차 업계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높은 인기에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등의 호재를 맞으며 역대 최대 내수판매 기록을 경신했지만 친환경차 기술에 있어서는 해외 브랜드에 한 수 아래 있다고 평가돼왔다.
최근 수년간 독일 브랜드가 국내 수입차 시장을 장악해온 원동력도 상대적 우위에 있는 디젤 기술을 기반으로 한 모델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분야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토요타의 입지는 절대적인 상황이다.
이에 현대차는 비록 토요타에 비해 10년 이상 늦게 시작했지만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빠르게 추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 1997년 친환경차 개발에 착수해 2004년 본격적인 체계를 구축, 2009년 첫 하이브리드 모델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바 있다. 프리우스 1세대 출시는 1997년이다.
류 이사는 "최근 환경차 시장이 과거 경제성을 강조하던 측면에서 미래 혁신성과 하이테크를 요구하는 기조로 변하고 있다"며 "아이오닉을 시작으로 연비는 물론, 운전재미까지 갖춘 친환경차 라인업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대차는 최근 친환경차 시장 수요 증가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22종의 친환경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26종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업부장(부사장, 왼쪽)과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부회장, 오른쪽이) 14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아이오닉 출시 행사에서 차량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