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현대차(005380) 아이오닉이 20년 가까이 전세계 하이브리드 시장을 장악해 온 토요타 프리우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연비와 가격, 주행성능 등 주요 제원 경쟁력을 앞세워 '프리우스 킬러'를 자처하고 나섰다.
14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공식 출시 행사를 통해 국내 판매에 돌입한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105ps, 최대 토크 15.0kgf·m의 신형 카파 1.6GDi 엔진과 최대 출력 43.5ps(32kW 환산 시), 최대 토크 17.3kgf·m의 고효율 영구자석형 모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시스템 최대 출력은 141ps, 시스템 최대 토크 27kgf·m의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
이는 올 상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4세대 프리우스가 최고출력 105ps의 1.8리터 VVT-i 가솔린 엔진과 90ps의 전기모터로 시스템 최대출력 136ps를 구현한 것에 다소 앞서는 수치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구조적 차이로 연비를 높인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아이오닉은 엔진과 변속기 사이 구동모터를 직결해 에너지 변환 과정을 줄였다. 2개의 모터를 이용해 엔진의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 후, 다시 그 전기가 구동 모터 에너지로 변환되는 방식의 프리우스보다 에너지 변환을 간소화 시켜 손실을 줄인 것이다.
이를 통해 '연비왕'의 대표 모델로 꼽히는 프리우스와의 연비 경쟁에서 다소 우위에 섰다. 지난해 북미에서 출시된 4세대 프리우스의 북미 기준 연비는 52mpg(약 22.4km/l), 아이오닉은 57mpg(24.5km/l) 수준이다. 아이오닉의 국내 연비는 22.4km/l지만, 북미 기준 두 차량간 연비 격차를 감안했을 때 국내 역시 큰 오차없는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000만원대 하이브리드'라는 수식어도 아이오닉 경쟁력에 무게감을 실어준다. 총 4가지 트림으로 운영되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국내 판매가격은 2295만원~2755만원. 3세대 모델이 국내에서 3130만원~3770만원으로 책정된 프리우스에 비해 1000만원 가량 저렴하다. 주력 트림만 놓고 봐도 약 600만원의 차이다.
이처럼 제원상 성능과 가격 경쟁력에서 다소 우위에 있지만 하이브리드의 상징적 모델인 프리우스의 저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프리우스가 디젤 중심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지난해 10% 이상의 판매 시장을 보인 만큼 현대차도 모델 다양화 등을 앞세워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오는 3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기차 엑스포를 통해 후속모델 아이오닉 전기차(EV)버전을 공개하고 하반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과 함께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며 "3종의 아이오닉은 모두 디자인에 차별을 둬 소비자들이 다양한 모델을 즐길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아이오닉 판매 목표를 올해 3만대(내수 1만5000대, 수출 1만5000대), 내년 7만7000대(내수 1만5000대, 수출 6만2000대)로 제시했다. 오는 2020년까지 총 26종의 친환경 라인업을 구축해 해당 분야 글로벌 2위의 입지를 구축하고, 국내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왼쪽)와 토요타 4세대 프리우스(오른쪽). 사진/각 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