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문을 읽다 보면 가끔 모르는 단어가 나옵니다. 그냥 넘어가려니 어딘가 좀 허전해 찾아보게 되는데요. 이렇게 우리가 새로 접하는 경제 용어는 대부분 영어에서 옵니다. 앞으로 세계적인 통신사인 로이터통신의 외신기사를 통해 해외의 핫 경제 이슈와 최신 영어를 뉴스토마토 국제전문기자와 함께 배워보시죠.>
3월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시장의 예상보다도 더욱 강력한 부양책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유럽 증시는 오히려 급락했는데요. 시장은 부양책보다도 이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금리 인하는 필요 없다"라고 밝힌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드라기 총재가 의도치 않게 갑작스러운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를 제시하며 시장 혼란을 키웠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포워드 가이던스란 '선제 안내', '미래 지침'이라는 의미로 중앙은행이 시장과 좀 더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해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주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처음 제안한 것이라 '에반스룰'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포워드 가이던스가 도입된 것은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인데요. 미국과 유로존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시장과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새로운 정책 도구입니다.
포워드 가이던스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2012년 "실업률이 6.5%에 도달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2.5%에 도달하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명확한 수치를 제시한 것을 들 수가 있습니다.
연준의 경우에는 이러한 정확한 포워드 가이던스로 시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었다는 호평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주 드라기 총재의 경우처럼 중앙은행의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며 포워드 가이던스가 역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과연 포워드 가이던스가 시장에 득인지 실인지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로이터통신의 기사 "중앙은행들 포워드가이던스, 혼란스러운 정책 도구(Central banks' 'forward guidance' proving a tricky policy tool)"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포워드가이던스란 '선제 안내', '미래 지침'이라는 의미로 중앙은행이 시장과 좀 더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해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주는 것을 뜻한다. 사진/로이터
■용어정리
central banker:중앙은행장 easing package:부양책 패키지 muddle:혼란스러워하는 offhand:즉흥적인 remark:발언 rates:금리 bottom out:바닥을 치다, 끝나다 forward guidance:선제안내 |
Words don't always come easy for the world's central bankers, as Mario Draghi was reminded last week.
중앙은행장들에게 말이란 항상 쉬운 것이 아닙니다. 특히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지난주에 이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을 것입니다.
After first wowing markets at his March 10 news conference with a bigger-than-expected easing package, the European Central Bank president then muddled the message with a seemingly offhand remark that rates may have bottomed out.
3월10일 기자회견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상보다 더 큰 부양책으로 처음엔 시장을 놀라게 했지만, ECB 총재가 금리가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다는 즉흥적인 것 같은 발언을 하면서 시장은 다시 혼란에 빠졌습니다.
Markets eventually calmed, but the reaction to his comment was the latest illustration of how central banks' communications, in particular "forward guidance", can go wrong, and explains why some are already backing away from this relatively new tool.
결국 시장은 안정을 되찾긴 했으나,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대한 시장의 이러한 반응은 중앙은행의 커뮤니케이션, 좀 더 구체적으로는 '포워드가이던스'가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해 주는 최근의 예입니다. 또한 이는 왜 몇몇 중앙은행은 이 새로운 정책 도구를 쓰지 않으려고 하는지도 설명해줍니다.
"It's not a promise, it's a best guess. It can't be too detailed and it can't be a promise. In the worst case it can be confusing," said Anatoli Annenkov, an economist at Societe Generale.
아나톨리 아나코브 소시에제테네럴 이코노미스트는 "포워드가이던스는 약속이 아니며 최선의 추측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는 너무 구체적일 수도 없고 약속이 될 수도 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포워드가이던스는 매우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